중국 항저우(절강성) 신도심지로 금융기업들이 몰려있는 치앙징구역 제부금융빌딩 29층. 항저우 시청과 첸탕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 한국형 종합 건강검진센터가 지난 10일 중국에서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 센터의 입구에는 '건강의 종합디자인, 한눠건강(Overall Design of Health, 韓諾健康)'이라는 글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눠건강은 한국과 중국의 최대 진단 의료기관인 하나로의료재단(이사장 이경률)과 디안그룹(대표 천하이빈)이 7대3 비율로 합작투자한 '중국 하나로검진센터'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건강서비스업 대혁신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달 16일 중국 성(省)들 가운데 절강성이 최초로 의료시장개방 혁신안을 확정하고 25일자로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한눠건강'은 중국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절강성 주최로 열린 '한국-중국 건강관리 포럼'에 중국 전역에서 600여명의 병.의원장이 참석해 한국형 건강검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눠건강은 1920㎡(약 500평)규모에 내.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안과, 치과 등 6개 진료과목이 개설돼 있고 한국에서 파견된 의사와 간호사, 경영관리자가 상주하게 된다. 건진가격은 최하 1300위안(남자.약 21만원), 1450위안(여자)에서 최대 5만 9000위안(약 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한눠건강은 올해 2만명이상의 수검자 유치와 매출 2400만위안(약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검자중 질환이 발견되어 환자가 원하면 한국 의료기관으로 연계해줄 계획이다.
하나로의료재단과 디안그룹이 20년 장기 합작계약을 맺고 있는 한눠건강은 항저우 1호점에 이어 3년내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10여개를 열어 홍콩증시에 상장한다는 복안이다. 한눠건강은 한.중 의료기업과 함께 대성.스카이창업투자회사 등이 출자했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상장 및 배당수입으로 한국 의료수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률 이사장은 "CT와 위.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종합검진항목과 70종의 전신 DNA검사, 생체나이검사 등의 고급 정밀검사를 추가해 검사 품질을 높이고 직원들의 기술 및서비스연수를 통해 중국 현지 검진센터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안그룹이 중국내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성공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디안그룹은 시가총액 70억위안(약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진단전문 회사로 지난해 진단으로만 1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1년 창업한 디안진단은 약 3000개병원과 거래하고 있고 진단시장의 28%를 점유하고 있다.
천하이빈 디안그룹 회장은 "고령화 및 소득수준 향상으로 중국내 의료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처럼 중국에서 건강검진 서비스를 해준다면 중국내 1인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절강성의 성도(省都)인 항저우는 1인당 소득이 1만 4000달러에 달하는 곳으로 중국에서 고급형 의료수요가 많다. 또 절강성에 있는 63만여개의 민간기업들이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어 건강건진 센터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항저우(중국) =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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