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자로 시행될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전격 이동한 것을 놓고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현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그간 삼성그룹의 인사와는 사뭇 다른 징후가 포착되기 때문이다.
먼저 이인용 사장이 삼성전자로 이동함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의 위상이 역전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래전략실의 직위가 한단계 높았지만 이인용 사장의 삼성전자 팀장 임명, 이준 삼성전자 기획실 전무의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 임명으로 단번에 전무와 사장급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가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직급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이인용 사장이 미래전략실에서 삼성그룹의 대변인 역할을 큰 무리없이 수행해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인사가 문책성은 아니라는 것이 주위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삼성전자를 둘러싼 현안을 이인용 사장이 직접 해결하라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풀어야할 대외 문제가 산적한 상태다. 먼저 백혈병 산업재해 문제와 관련해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반올림) 등과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지난 14일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이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반올림이 애초 제안했던 제3의 중재기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논의 자체가 중단된 바 있다.
IT 전문 매체인 전자신문과 갤럭시S5 관련 기사를 놓고 벌어진 소송 문제도 해결해야 할 안건으로 꼽힌다. 양측은 아직도 사안을 놓고 대립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등 잇단 안전 관련 문제도 외부와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이인용 사장과 무관하지 않은 사안으로 꼽힌다.
이번 이동으로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사장급 인사가 지휘하는 조직으로 격상됐다. 따라서 대외 문제와 관련한 부분에서 이전보다 더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묻혀있는 삼성전자 관련 현안을 이인용 사장이 어떻게 진두지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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