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반도체도 자유롭게 휘게 할 수 있어 입는 기기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했다.
백경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특수 신소재를 이용해 전기가 잘 통하면서도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휘게 할 수 있는 플렉시블 전자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전자 패키징 기술이란 스마트폰, 컴퓨터, 가전기기 등 전자제품의 하드웨어 구조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반도체, 전자부품 등을 매우 작고 빠른 전기적 성능을 갖도록 해 전자기기의 크기, 성능,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입는 기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신체의 편안한 착용감을 갖도록 장치가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특성이 필요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4가지 하드웨어 핵심 기술인 유연성을 갖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패키징 기술이 모두 개발돼야 한다. 이 중에서도 모든 전자부품을 통합하는 플렉시블 패키징 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패키징 기술은 납땜 등으로 반도체나 전자 부품에 전기접속을 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구부리거나 변형시키면 접속 부위에 손상을 유발해 휘어지는 전자기기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도성폴리머 소재를 사용해 반도체를 자유롭게 휠 수 있는 저가형 플렉시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특수 이방성(특정 방향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재료) 전도성 필름(ACF) 신소재는 하드웨어 변형 상태에서 전극과 전기적 접속을 잘 형성할 수 있는 '미세 전도성 입자'와 열에 의해 굳어져 전극을 감싸 구부릴 때 유연하게 소자를 보호할 수 있는 '열경화성 폴리머 필름' 등으로 구성됐다.
개발된 플렉시블 패키징된 반도체는 직경 6mm(밀리미터) 수준까지 구부리더라도 전기적으로 우수하고 유연한 기계적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플렉시블 반도체 기술에 비해 매우 공정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갖는다.
백경욱 교수는 "입는 기기를 통해 간단한 손짓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전화, 문자, 메신저 등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받아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번 패키징 기술 개발로 입는 컴퓨터 시대가 한 발 더 앞당겨 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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