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표준시계보다 30배나 더 정확한 '광격자 시계를 개발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은 세계 세 번째 성과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센터 연구진은 1억년에 1초의 오차를 갖고 있는 '이터븀 원자 광격자 시계'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광격자 시계는 레이저를 이용해 원자를 포획해 격자에 갇히게 한 뒤 진동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1초를 측정한다. 기존의 표준시계인 '세슘원자시계'는 기체 상태로 떠다니는 원자의 진동수를 측정한다. 따라서 광격자 시계는 보다 정확하게 1초를 규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레이저 냉각기술을 활용해 이터븀 원자를 격자상태의 구조로 고정시킨 후 진동수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1초는 세숨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으로 규정한다. 이번에 개발한 이터븀 원자 광격자 시계는 1초당 518조 2959억 3659만 865번 진동해 세슘 원자보다 5만 6000배 이상 빠르고 30배 가량 정확하다. 연구진은 "진동수가 커짐에 따라 광격자 시계의 오차는 1억년에 1초밖에 나지 않는다"며 "상용 원자시계는 300만년에 1초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터븀 원자 광격자 시계는 GPS의 정확도 향상 및 우주항법운용에 활용될 전망이다. 유대혁 시간센터장은 "이번 연구 성과 의의는 1초에 대한 정의를 바꿀 수 있는 광격자 시계 개발을 고유기술로 성공시켰다는 데 있다"며 "광격자 시계에 대한 오차범위를 줄이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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