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00고등학교를 다니는 김모(19세·여) 양은 고3 압박감에 몇개월 전부터 매일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그러던중 한 날은 갑자기 가슴 통증과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병원에서 의사의 설명을 들은 그녀는 깜짝 놀랐다. 졸음을 쫓기 위해 매일 2개씩 마셨던 에너지음료에 카페인이 과다하게 포함, '중독증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에너지음료에 카페인이 과다하게 들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10대 청소년들이 숨졌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에너지음료 35개 제품을 모아 조사해봤더니 평균 카페인 함량이 청소년 1일섭취 제한량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다른 음식을 먹지 않고 에너지 음료 2캔만 마셔도 카페인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제약의 '하버드야(175㎎)''야(175㎎)'와 몬스터에너지의 '몬스터 에너지(150㎎)''몬스터 카오스(150㎎)'에는 청소년 일일섭취 제한량을 초과하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었다.
특히, 삼성제약 '하버드야(1.75㎎/㎖)', 동아제약 '에너젠(1.60㎎/㎖)', 롯데헬스원 '정신번쩍 왕올빼미'(1.0㎎/㎖)의 1㎖당 카페인 함량은 최근 미국에서 섭취 후 사망사고와 부작용 논란에 연루된 '몬스터 에너지(0.31㎎/㎖)'보다 3~5배 이상 높아 충격을 주고 있다.
카페인의 과량 섭취는 불면증이나 고혈압, 두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칼슘(Ca) 흡수를 방해해 청소년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아울러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로 진단받은 학생들의 카페인 섭취량이 정상 학생보다 많다고 보고 되는 등 카페인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신체뿐 아니라 정신 이상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이 중·고·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에너지음료 섭취실태를 조사한 결과 719명(71.9%)의 학생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 시간별로 보면 권장수면시간(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932명중 685명(73.5%)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했다.
특히,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56명중에는 47명(83.9%)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권장시간 보다 많은 수면을 취하는 68명은 섭취비율(50.0%)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섭취경험이 있는 719명중 283명(39.4%)은 시험기간 등 특정 시기에 졸음 방지를 위해 음용빈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문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음료 섭취 경험이 있는 대학생 355명중 술에 섞어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은 175명(49.3%)이었다.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술만 마신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은 6배, 수면장애 4배와 함께 폭력성도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정철 소비자원 팀장은 "에너지음료 1캔당 카페인 최대 허용치 설정 및 캔 용량 제한, 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판매제한 등의 제도개선 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