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⑨ 친환경차·무인차 ◆
자동차 업계는 환경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죄인' 취급을 받기 일쑤다.
글로벌 석유의 60%이상이 운송 분야에서 소비되는 만큼 연비가 낮은 자동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동차업계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이 친환경차인 것은 분명하다며 입을 모은다. 테슬라, BMW, 닛산, 미스비시 등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 모델을 앞다퉈 내놓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 전기차·하이브리드 자동차·수소연료전기차 중 누가 승리할까?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친환경차가 대중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윤태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자동차 등 여러 기술이 개발됐다"면서도 "각각 장단점이 있어 어떤 종류가 헤게모니를 잡을 지는 아직 예측 불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예측 기관들이 수소연료전기차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귀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50년이면 자동차 판매의 50%가 수소연료전기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소연료전기차는 전기차처럼 배기가스 배출이 없으면서도 충전 시간이 3분 이내로 굉장히 짧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다만 "충전 시설 등 필수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친환경차 분야, 한국 업체 경쟁력 평가는…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16년에 수소연료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기차 개발에 착수해 2002년 싼타페, 투싼, 스포티지, 모하비, 그외 몇몇 버스 모델들에 신기술을 적용했다.
포드, 테슬라, 혼다, 닛산, BMW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 비해 늦은 출발이긴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주요 부품들을 국산화하며 수소연료전기차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 현대차는 2015년까지 1000대 규모의 수소연료전기차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며 2018년에는 1만대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윤 연구원은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현대차 그룹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에 대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수혜도 전망된다.
윤 연구원은 "친환경 차량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모터,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시장과 함께 성장할 것"며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2013년 40억달러에서 2020년 350억달러까지 뛰어오르며 연평균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화학, 삼성SDI 등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 친환경차 넘어 무인자동차 시대까지도…
연료, 동력장치와 함께 우리의 운전습관도 연비에 영향을 준다.
이에 무인자동차를 개발해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교통 상황을 고려해 도로를 선택하고 적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효율성과 편의성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자는 것이다.
일부 기술은 이미 기존 자동차 안에 스며들어있다. 자동차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지능형 순항제어나 차선 이탈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등은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다만 신기술에 관련된 많은 법규를 손봐야한다는 점은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다.
윤 연구원은 "무인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선 도로교통법, 전파법 등 관련 법규부터 손 봐야 한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지 규정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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