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순이익 3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미래 성장성에 달린 의문 부호를 떼어내지 못했다. 4분기 실적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4일 4분기 및 지난해 실적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3.72% 오른 228조6927억원을 올려 2년 연속 2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6.63% 증가한 36조785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익도 27.80% 뛴 30조4748억원으로 3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0조원을 넘어서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원화 강세, 엔화 약세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결과다. 삼성전자측은 "지난해 유럽 경기 회복 지연, 신흥국 경기 침체,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요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됐다"며 "무선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메모리 반도체, OLED 패널 등 부품사업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부품 사업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첨단 공정 기반 고부가 D램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업계 최초로 V-NAND 메모리를 양산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초고해상도 제품과 커브드 디스플레이 상용화 등을 통해 리더십을 유지했다.
세트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은 선진, 신흥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30% 이상 유지했으며 태블릿 분야에서 판매량이 2배 이상 느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미국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 바이'에 휴대폰 체험샵을 오픈해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펼쳤으며 보안 솔루션 '녹스(KNOX)'로 기업 시장을 공략했다.
TV 부문은 8년 연속 1위를 달성할 전망이며 세계 최대 110형 UHD TV와 커브드 TV 출시 등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할 제품을 개발했다.
그러나 연간 실적에 비해 4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미 전망치에서 예고됐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4% 늘어난 59조2766억원을 올린 반면 영업이익은 5.95% 내린 8조3113억원에 그쳤다. 특히 스마트폰이 포함된 IT·모바일 부문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7% 하락하고 영업이익이 18% 감소했다. 4분기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부문도 매출이 전분기 대비 20%, 영업이익이 무려 89% 하락했다. 반도체 부문과 소비자가전 부문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도 IT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부품과 TV사업 중심 수요 위축 영향으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올해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해 시설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23조8000원이 집행됐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비 연간 잉여현금흐름 비중의 적극적 증가를 목표로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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