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7년의 밤, 헝거게임, 해리포터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소설을 원작으로 둔 영화라는 것이다. 이미 대중으로부터 검증 받은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는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한다. 제작자들 역시 탄탄한 서사나 캐릭터를 갖고 있는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 여러 면에서 수월하다. 때문에 스크린셀러의 개봉 소식은 꾸준히 들려온다.
교보문고(대표 박영규) 팟캐스트 낭만서점에서 2000년대 영화 덕을 가장 많이 본 스크린셀러를 조사한 결과 제임스 대시너의 '메이즈 러너'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개봉된 영화와 원작의 판매량을 분석하였고, 조사한 작품 수는 총 150편이다. 시리즈의 경우 2010년대에 1편이 시작된 영화만을 분류에 포함하였고 따라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해리포터'(1999)와 '트와일라잇'(2007)과 같은 작품은 제외됐다.
가장 중요한 판매량은 영화 개봉 전 2달과 개봉 후 2달 간의 교보문고 판매량을 비교하였다. 이 중 유의미한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5000권 이상 판매된 도서를 추린 후 가장 큰 판매량 상승폭을 보여준 도서 10편의 리스트를 작성했다.
먼저 가장 크게 영화 덕을 본 소설은 제임스 대시너 작가의 '메이즈 러너'다. 이 소설은 영화 개봉 전 두 달 동안 300여권 판매 되었는데 영화 개봉 후 두 달 간 약 7000여권 판매되며 약 21배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2위는 엘리자베스 길버트 작가의 에세이이자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다. 이 원작은 개봉 전 1000여권 판매되어오다 개봉 후 1만2000여권이 판매됐다. 3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로 유명한 '헛간을 태우다'가 실린 소설집 '반딧불이'로 이창동 감독의 '버닝' 개봉 이후 판매가 늘었다. 판매량은 개봉 전 700여권에서 개봉 후 7200권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이 약 8.6배, 길리언 플린의 소설 '나를 찾아줘'가 8.1배 증가했다.
구환회 교보문고 MD는 "로맨스, 스릴러, 뮤지컬, 코미디, 판타지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이 골고루 포함된 점이 흥미롭다"며 "영화와 원작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와 매력을 갖췄을 때만 영화 개봉이 원작 판매 증대로 연결됐다. 관객이 영화를 통해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느꼈을 때 그 감흥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기 위해 책을 찾아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학평론가 허희는 "좋은 소설은 좋은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꼭 그렇다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소설과 영화의 장르적 성격 차이를 고려하여 작품을 조율할 줄 아는 창작자-감독이 소설과 영화를 같이 빛낸다"며 "상위권에 오른 작품들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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