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과 피노키오의 만남,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솔직와 위선의 혼재를 작품으로 풀어가고 있는 판화가 민경아의 개인전이 26일부터 강남역 유나이티드 갤러리에서 열린다.
작품 '피노키오 랩소디'에서 민작가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강남역을 배경으로 동서고금의 이미지들을 재구성했다.
작가의 메타포인 진주귀걸이 소녀, 한국의 민화호랑이, 작년 가을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떠올려주었던 프레디 머큐리, 이름만 보아도 자랑스러운 BTS 이미지들이 작품 안에 등장한다. 어떠한 이미지는 간판 속 이미지가 되어 허구 속 허구가 되기도 하고, 허구가 현실로 살아나와 버스위에 올라타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작품에서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 강남역을 보며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특히 이번 신작에서는 하회탈과 피노키오의 만남이 눈길을 끈다.
양반 각시탈에 오늘날의 특징을 표현해줄 수 있는 이미지들(핸드폰, 썬그라스, 테이크아웃 커피, 명품백, 양복, 투블럭헤어...)과 버선 모양의 피노키오 코를 접목시키기도 하고, 현대인의 취미활동인 골프와 음악을 즐기는 피노키오 하회탈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락커 양반 & 골프각시 2019, [사진제공 = 민경아]
탈과 피노키오는 '거짓'이라는 키워드는 동일하지만 반대의 현상이 펼쳐진다. 탈은 자신을 숨기고 자신을 드러내는 반면, 피노키오는 자신을 숨기려하지만 자신이 들통난다. 탈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반면, 피노키오는 감추고 싶은 것까지 다 들통나게 하는 솔직한 코를 지니고 있다.
민 작가는 "모두 피노키오처럼 솔직한 코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면, 자칫 솔직한 코 때문에 서로들 찔려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 예쁘고 둥글게 길어지는 것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를 향해서는 뽀족하나, 남을 향해서는 둥근 버선코처럼…"이라고 여운을 남긴다.
민경아의 이번 개인전은 10월7일까지 이어진다.
민경아 작가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판화를 전공했다. 귀국 후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홍익대학교 판화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꾸준히 열어 왔고 2018년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국제적 작가이며 2020년에는 뉴욕에서 개인전도 예정돼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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