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의 판단에 주목하도록 진화돼 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칭찬을 들으면 우쭐하고 비난을 받으면 위축되는 이유다.
신간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칭찬과 비난을 30년 이상 연구해 온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교수의 책이다. 인간관계의 비밀을 연구한 저자는 따뜻한 통찰을 보여준다.
저자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칭찬을 갈구하고 인정받길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를 평가하는 상대방 역시 완벽한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적절한 지적은 받아들이되 무시해도 될 만한 비난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 여유를 갖출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대체로 자기 방어와 편견은 스스로의 자존감은 보호하면서 상대방의 자존감은 약화 시킨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다. 이 책이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로 이어지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텔 추리 수사극으로 일본 누적 판매 300만 부를 넘을 정도의 인기 시리즈입니다.
사건은 한 원룸에서 의문의 제보로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경시청에 한 통의 밀고장이 도착하는데, 범인은 호텔 코르테시아도쿄의 새해 카운트다운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파티에 나타날 것이란 내용이 들어있다. 범인과 그의 표적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관들은 호텔리어로 위장 잠입한다.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은 이들을 지키려는 진짜 호텔리어와 범인을 잡기 위해 호텔리어의 가면을 쓰고 범인의 가면을 벗기려는 형사의 대결, 다양한 투숙객과 그들이 벌이는 예측 불허의 소동이 맞물리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신간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왕따와 괴롭힘, 성희롱, 혐오 등 집단 내 차별과 괴롭힘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대응법을 모색한 책이다.
뇌 과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종(種)으로 존속하기 위해 차별과 괴롭힘 같은 사회적 배제 행위를 한다고 지적한다. 나를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서 타인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집단에서 반복되는 차별과 괴롭힘은 개인의 도덕성 결여 때문이 아니라 뇌 속 호르몬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옥시토신은 애정이나 친근감을 느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사랑 호르몬'이다. 연인이나 동료와 만나 얘기할 때 분비되며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동료의식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질투와 배제 감정까지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집단 괴롭힘은 뇌에 새겨진 기능이다. 구성원 간 사이가 좋은 집단일수록 집단 괴롭힘도 쉽게 일어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저자는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차별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아주 평범하게 일어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이는 도덕성과는 관계없기에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인 '메타인지력'을 높여야 집단 괴롭힘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메타 인지력을 통해 구성원 간 다양한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고 이런 관계들에서 자극을 받으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2,000년간 인류 역사의 가장 유명한 퍼즐 125개를 담고 있다. 총 다섯 장으로, 한 장에는 각각 25개 문제가 담겨 있고 논리, 기하학, 실용, 소품, 수학 등 주제별로 구성됐다. 125개의 문제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퍼즐 제작자들이 가장 뛰어난 문제를 겨루듯 흥미진진하다.
문제는 시대 순으로 정리됐지만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문제를 풀 때는 전문 지식이나 어려운 수학 이론보다는 창의적인 발상이 더 필요하다. 어떤 문제는 열 살짜리 아이도 맞힐 정도지만 어떤 문제는 1982년에 30만 명이 치룬 SAT에서 단 세 명만 맞힐 정도로 난해하다. 전 세계 2퍼센트만 풀 수 있다고 하는 아인슈타인이 만든 문제도 있다. 밤을 새워도 못 풀 만큼 어려운 문제에는 작은 '두뇌 폭탄' 표시를 해두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복잡한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꼼꼼한 해설을 달아뒀다.
저자는 "최고의 퍼즐은 한 편의 시와 같다"며 "우스갯말이나 설화처럼 퍼즐도 세대를 거칠 때마다 새로이 윤색되고, 개작되고, 확장되고, 새로운 스타일로 재창조되면서 끊임없이 진화한다"고 말한다. 짧은 시간 내에 반드시 정답을 찾아야겠다는 압박을 버리고 책장을 넘기길 바란다.
제주도 해녀 한 집안에서 어린 자매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처절한 비극을 생생하게 그린다. 언니 '하나'는 동생을 지키려다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고 동생 '아미'는 남은 가족들과 제주 4·3사건에 휩쓸린다.
제목 하얀 국화는 전쟁 중 성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의미다. 소설은 올해 초 출간된 뒤 6개월 만에 20여 개국에 번역돼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잔혹함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렸다.
작가는 2002년 어머니의 한국 고향 마을을 방문했고, 이때 처음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에 관해 알게 돼 소설을 쓰게 됐다.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2018년 주목할 만한 10명의 작가' 중 하나로 뽑혔다.
한국 근대사를 소재로 했지만 영어로 썼기에 제주 방언이나 일제강점기 민중들의 말투가 생생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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