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27)이 15일 싱글곡 '버튼'(Button)으로 돌아온다. '버튼'은 윤종신이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 에피소드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사·작곡한 노래로 서정적 가사와 멜로디가 특징이다. 지난 12일 서울시 용산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장재인은 "윤종신이 (본인이 쓴)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가사도 써준다고 하더라"며 "가사의 장인, 레전드(전설)가 쓴다는데 누가 말리겠냐"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0년 엠넷 '슈퍼스타K2'를 통해 가요계에 등장했다. 만 나이 열아홉이라고 믿기지 않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며 톱3까지 올랐다. 당시 남성 출연자 김지수와 함께 부른 '신데렐라'는 오랫동안 슈퍼스타K 대표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발표한 다수 싱글과 OST는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의 행보치고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본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틀에 갇혀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무살에 의도치 않게 잘 됐잖아요. 그래서 나는 이런 노래로 잘 됐으니깐 이렇게 해야 잘되겠다, 그런 틀에 빠질 뻔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런 거에 안 빠지려고 해요. 저 자신을 잘 유지하면서 오리지털리티를 잘 유지하려고요."
"남을 위로하는 버튼을 달고 싶어요." 장재인은 자기 몸에 '위로' 버튼을 장착해 남을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노래의 해석을 두고 작곡가인 윤종신과 수차례 충돌했다. "윤종신 선생님의 취향과 시각으로 노래를 부르겠다는 생각으로 '블랙미러'를 봤어요. 그런데 전 오히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 저는 다른 해석으로 가겠습니다'고 말했죠. 여성 화자의 이별로 해석하자는 의견은 선생님이 안 받아주셔서 결국 인생에 대해 노래하는 쪽으로 접근하기로 했어요."장재인은 "요즘 류이치 사카모토의 노래를 자주 듣는다"며 "자신의 노래도 남을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논쟁 끝에 탄생한 노래는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을 소재로 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귀 바로 뒤에 하나 예쁜 버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누르면 널 건너뛰어~.' 장재인은 자기 몸에 버튼을 달 수 있다면 타인을 위로하는 기능을 넣고싶다고 얘기했다. "누르는 순간 상대방이 가장 필요로 하는 말을 내뱉는 거예요. 그러면 그 사람이 되게 행복해질 거 아니에요."지난 2년 동안 반신마비로 투병한 그에게도 주변 사람들의 위로가 버팀목이 됐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제게도 일련의 서사가 있습니다. 내가 내 목소리를 내도 되나. 고유의 창법을 내도 되나. 이렇게 시무룩한 상태로 있는데 누군가 '되게 좋다'라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몇 년 동안 듣고 싶었던 이야기죠." 장재인이 부른 '버튼'은 15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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