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最古) 역사서인 '삼국사기' 완질본 2건이 국보로 승격된다. 삼국사기는 김부식(1075~1151)을 필두로 고려 문신들이 1145년 편찬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다.
문화재청은 4일 "보물 제525호와 보물 제723호로 지정된 '삼국사기'를 각각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삼국사기가 국보로 지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는 경주 옥산서원에 보관돼 있다. 고려시대에 새긴 목판과 조선 태조, 중종 7년(1512년)에 각각 만든 목판들을 혼합해 선조 6년(1573년)께 경주부에서 찍었다. 또 다른 삼국사기인 보물 제723호 완질본은 옥산서원 삼국사기와 닮은 목판을 인출(印出)한 것이다. 애초 성암고서박물관 소장품이었으나 조병순 관장이 2013년 타계한 뒤 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다.
삼국사기 완질본 [사진 제공 = 문화재청]
현재 보물로 지정된 삼국사기는 3건이다. 그중 50권 9책을 갖춘 완질본은 2건으로, 이번에 국보 지정 예고된 완질본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학술 동향과 인쇄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 사료다.이와 함께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삼국유사 파른본')도 국보로 지정이 예고됐다. 고(故) 파른 손보기(1922∼2010) 박사가 연세대에 기증한 것으로, 완질본은 아니나 국보 지정된 삼국유사보다 간행 시점이 빠르며 누락된 장이 없다. 앞쪽 왕력(王歷·간략한 연표)과 기이(紀異·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의 간략한 역사 서술) 편이 온전히 보존돼 있고, 기존 삼국유사에서 판독하기 어렵던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1206~1289)이 전국을 누비며 역사서·사찰 기록·금석문을 수집해 고조선부터 후삼국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 민속을 정리한 책이다. 파른본이 국보로 지정됨에 따라 국보 삼국유사는 총 3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문화재청은 이 밖에 간송미술문화재단 그림과 서첩, 인장 6건과 해인사 용탑선원에 있는 '금강반야바라밀경 및 제경집', 고려시대 '나전경함'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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