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집을 지을 때처럼, 도안을 짜고 뼈대를 만들어 살을 붙이는 등의 과정을 동반한다. 그중 얼마나 탄탄한 재질로 건물이 세워지고, 그 집만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와 향을 내는지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배우다. 등장인물이 가진 색이 얼마나 배우를 통해 드러나는지, 또 배우가 얼마만큼 관객들을 동요시키는지. 배우의 연기력뿐 아니라 섬세한 감정, 또 인물에게 얼마나 감화됐는지가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다는 것이다.
특히 창작 작품에 출연하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라이선스처럼 어느 정도 캐릭터의 이미지가 구축된 상태가 아니므로, 더욱 정교하고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배우들은 창작뮤지컬 초연에 출연하는 것에 도전하고 싶지만 적잖은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가운데 대학로에서 이미 창작 작품 출연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선 세 배우가 한 자리에 섰다. 바로 ‘광염 소나타’다. 성두섭, 김경수, 이선근이 각각 작곡가 J, 작곡가 S, 교수 K로 약 2주 동안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성두섭이 맡은 J는 죽음에 다가설수록 아름다운 곡을 완성해 나가는 비운의 작곡가. 김경수가 맡은 S는 J의 오랜 친구이나 천재적 작곡가다. 이선근이 맡은 K교수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J를 파멸로 이끄는 역할이다.
이 작품은 작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에 오른 작품으로,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시켜 나가는 작곡가의 얘기다. 김동인의 소설 ‘광염 소나타’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죽음을 계기로 살인을 하면 할수록 놀라운 악상이 떠오르는 작곡가의 얘기를 담아,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이하 작품을 앞두고 고심 속에 쌓인 성두섭(이하 ‘성’), 김경수(이하 ‘김’), 이선근(이하 ‘이’)의 일문일답.
Q.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작품 준비를 하고 있나.
성: 모두 바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일단 창작이니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어렵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대본 수정도 하면서 열심히 채워나가고 있다. 지금으로는 저희도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 배우들 입장이 다 비슷한 것 같다. 창작은 어렵고, 그러면서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고(웃음).
성: 시간적인 여유가 많으면 좋은데, 여간 쉽지 않다. 더 넓은 시야로 작품을 보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 게다가 다들 지금 작품을 하는 중이라서 낮에만 만나서 연습하고 있다. (김경수는 오는 2월4일 개막하는 ‘라흐마니노프’를 동시에 준비 중이며, 성두섭은 ‘오! 캐롤’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선근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Q.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과정이 어려운가.
성: 어떻게 보면 영화 같기도 한 그런 장면이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라는 생각도 있다. 막상 해보니 건반을 치는 것도 그렇고 처음 상상한 그림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쉽지 않다.
“아! 또 작품이 진행이 빠르다 보니 점핑이 심하다. 인물의 상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날의 상태와 이날의 상태에 대해, 쭉 연결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연기하는 입장이라, 흐름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턴이 바뀌어있어야 해서 어렵다. 머릿속으로 ‘과해 보이지 않을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Q. 그러면서도 ‘광염 소나타’에 출연한 이유가 있다면.
성: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악기 연주 할 줄 모르는데 피아노를 치는 기회도 되고(웃음). 스스로도 작품을 하면서 뿌듯할 거 같았다. 또 대본도 흥미로웠고. 역시 창작이라 음악부터, 탄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앞서 창작 작품을 몇 해봤지만, 유독 힘든 작품이다.
이: 작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에 오른 작품인데, 잘 준비하고 관객들도 잘 봐 주셨다. 30분을 2시간으로 더 흥미롭게 오른다는 것에 끌렸고, 장점이 많은 작품이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김: 우선, 연습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작년에 쉬지 않고 작품을 많이 올려서 1월에는 연습만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상황도 그렇고 산실에서 한 좋은 기회라 한 번 더 출연하고 싶었다. 창작 자체가 힘든 과정이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작곡가의 얘기지만, 같은 예술가로서 작품에 공감 가는 부분도 있을 거 같은데.
성: 음. 근데 난 대사가 상대적으로 적다. 지문을 연기해야 한다. 기댈 데가 없다(웃음). 뭔가를 해야 하는데 텅 비어있어서. 한참 진행 중이라 이선근 대사 중에 와 닿는 대사가 많다.
이: 내가 독려하는 인물이라 그렇다. 부추기고 혼내면서. 또 다정하게 다독이면서 하는 대사가 많다. 기억나는 대사? “장난해? 이게 다야?”라는 대사가 갑자기 생각났다. 교수님이 으레 하는 말이지 않나. 알려주거나 설명해주지 않고 하는 말(웃음). (우리의)걱정과 고민이 많아서 작품과 잘 맞는 듯?
Q. 작품이 워낙 쉽지 않은 장르에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워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함께 하는 세 배우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거 같은데. 서로에 대해 칭찬 한 마디씩 한다면. (김경수, 이선근, 성두섭 순서로)
성: 경수 형은 생각이 많아서 그렇지 정말 좋은 사람이다. 까칠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진국이다.
이: 경수는 사람으로서 편하고 친근감 있다. 배우로서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무궁무진하다.
성: 선근 형은 정말 편안한 사람이다. 사실 처음 같이 작품 하는데 형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알아가는 단계다(웃음).
김: 선근 형은 내가 아주 편하게 생각하는 형이다. 산실 때문에 작년에 알게 돼 ‘인터뷰’에서도 함께 했는데 제일 기댔다. 상대배우 편안한 매력에 목소리도 정말 좋다.
이: (스스로) 스위트한 목소리(웃음).
이: 두섭이는 우선 잘 생겼다. 근데 반전이 있다. 잘생겼을 뿐 아니라 배우로서 속도 엄청 깊다. 그의 매력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
김: 두섭이는 알게 된지 오래됐고 ‘자리주삼’(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도 얘기했는데 바른 청년이다. 다른 역할로 만나게 돼서 정말 좋다. 사람으로서도 두섭이는 칭찬할 것 밖에 없다. 바른 이미지가 있어서 좀 더 자유로워 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큼 배울 점이 많다. 난 작품 연습 중 예민해지면 두서없이 솔직히 말하는데 두섭이는 화법이나 태도가 프로페셔널하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게 정제된 표현을 하는 친구다. ‘나도 저렇게 다듬어진 상태로 작업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Q. 작품 속 인물과 나의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김: S의 현재와 과거를 상태를 표현하는 데 과거에는 자신이 잘난 맛에 살고, 현재에는 과거를 깨닫고 반성 등 감정에 휩싸여 변한다. 굉장히 예민하고 까칠한 인물이다. 혹자는 나더러 까칠하다고도 하는데, 닮아있다기 보다 무언가를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감정적인 표출인 거 같다(웃음).
Q. 공연 기간이 약 2주. 짧은 기간인 편인데 ‘광염소나타’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를 꼽자면
성: 배우들의 다크서클?(웃음)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저희도 궁금하다. 우선 음악이 좋다.
이: 음악도 좋고 김경수, 성두섭, 이선근의 호흡 아닌가!
김: 작품을 많이 보신 관객이든, 처음 공연을 보는 분 모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광염소나타’다. 우선 예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예술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하는 게 아니라, 예술의 양면성을 보여줌으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예술 작품이라는 결과만 산출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인가? 예술이라는 잣대 안에서 인간미가 있는 것이 예술인가? 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접근이 어렵지 않아 보실 때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성: 그렇다. 결과를 보고 예술의 가치판단을 어떻게 하는 건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냥 예술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과정을 부정하겠는가, 그런 것들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물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품의 비하인드를 알고도 작품성을 부정할수 있을까, 그 과정을 알고서도 예술로 받아들일수 있을까, 라는 지점 말이다.
김: 작품을 보다보면 상황에 치우쳐서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라는 지점이다. ‘광염소나타’는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살인’이라는 반전극이 아니다. 예술에 대한 얘기다.
Q. 마지막으로 2017년 새해 목표가 있다면.
성: 막 데뷔 한 20대에는 30대가 되길 바랐다. 주변에서는 배우 성두섭으로 늘었다는 말도 하지만, 스스로 느끼지에는 아직 부족하고 갈길이 멀었다고 여겨진다. 심리적으로 부담도 되긴 하지만 올 한해도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좋은 기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해도 힘들일이 있었는데 스트레스 안 받고 연기하고 싶다.
이: 올해 정유년 닭띠. 내게 남다른 해이다. 뭔가 느낌이 좋다. 올 한 해는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으면 한다. 물론 좋은 작품도 만나 배우로서 도약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김: 딸을 만나고 싶다(웃음). 배우로서는, 기회가 된다면 고통스러운 순간은 있지만 창작을 계속 하고 싶다. 초연되는 창작 작품을 많이 해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 이 캐릭터지!라면 역시 김경수!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고 싶다.
한편 성두섭, 김경수, 이선근이 출연하는 ‘광염소나타’는 2월14일에서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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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창작 작품에 출연하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라이선스처럼 어느 정도 캐릭터의 이미지가 구축된 상태가 아니므로, 더욱 정교하고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배우들은 창작뮤지컬 초연에 출연하는 것에 도전하고 싶지만 적잖은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가운데 대학로에서 이미 창작 작품 출연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선 세 배우가 한 자리에 섰다. 바로 ‘광염 소나타’다. 성두섭, 김경수, 이선근이 각각 작곡가 J, 작곡가 S, 교수 K로 약 2주 동안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성두섭이 맡은 J는 죽음에 다가설수록 아름다운 곡을 완성해 나가는 비운의 작곡가. 김경수가 맡은 S는 J의 오랜 친구이나 천재적 작곡가다. 이선근이 맡은 K교수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J를 파멸로 이끄는 역할이다.
이 작품은 작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에 오른 작품으로,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시켜 나가는 작곡가의 얘기다. 김동인의 소설 ‘광염 소나타’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죽음을 계기로 살인을 하면 할수록 놀라운 악상이 떠오르는 작곡가의 얘기를 담아,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이하 작품을 앞두고 고심 속에 쌓인 성두섭(이하 ‘성’), 김경수(이하 ‘김’), 이선근(이하 ‘이’)의 일문일답.
Q.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작품 준비를 하고 있나.
성: 모두 바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일단 창작이니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어렵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대본 수정도 하면서 열심히 채워나가고 있다. 지금으로는 저희도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 배우들 입장이 다 비슷한 것 같다. 창작은 어렵고, 그러면서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고(웃음).
성: 시간적인 여유가 많으면 좋은데, 여간 쉽지 않다. 더 넓은 시야로 작품을 보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 게다가 다들 지금 작품을 하는 중이라서 낮에만 만나서 연습하고 있다. (김경수는 오는 2월4일 개막하는 ‘라흐마니노프’를 동시에 준비 중이며, 성두섭은 ‘오! 캐롤’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선근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Q.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과정이 어려운가.
성: 어떻게 보면 영화 같기도 한 그런 장면이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라는 생각도 있다. 막상 해보니 건반을 치는 것도 그렇고 처음 상상한 그림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쉽지 않다.
“아! 또 작품이 진행이 빠르다 보니 점핑이 심하다. 인물의 상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날의 상태와 이날의 상태에 대해, 쭉 연결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연기하는 입장이라, 흐름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턴이 바뀌어있어야 해서 어렵다. 머릿속으로 ‘과해 보이지 않을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Q. 그러면서도 ‘광염 소나타’에 출연한 이유가 있다면.
성: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악기 연주 할 줄 모르는데 피아노를 치는 기회도 되고(웃음). 스스로도 작품을 하면서 뿌듯할 거 같았다. 또 대본도 흥미로웠고. 역시 창작이라 음악부터, 탄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앞서 창작 작품을 몇 해봤지만, 유독 힘든 작품이다.
이: 작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에 오른 작품인데, 잘 준비하고 관객들도 잘 봐 주셨다. 30분을 2시간으로 더 흥미롭게 오른다는 것에 끌렸고, 장점이 많은 작품이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김: 우선, 연습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작년에 쉬지 않고 작품을 많이 올려서 1월에는 연습만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상황도 그렇고 산실에서 한 좋은 기회라 한 번 더 출연하고 싶었다. 창작 자체가 힘든 과정이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작곡가의 얘기지만, 같은 예술가로서 작품에 공감 가는 부분도 있을 거 같은데.
성: 음. 근데 난 대사가 상대적으로 적다. 지문을 연기해야 한다. 기댈 데가 없다(웃음). 뭔가를 해야 하는데 텅 비어있어서. 한참 진행 중이라 이선근 대사 중에 와 닿는 대사가 많다.
Q. 작품이 워낙 쉽지 않은 장르에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워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함께 하는 세 배우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거 같은데. 서로에 대해 칭찬 한 마디씩 한다면. (김경수, 이선근, 성두섭 순서로)
성: 경수 형은 생각이 많아서 그렇지 정말 좋은 사람이다. 까칠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진국이다.
이: 경수는 사람으로서 편하고 친근감 있다. 배우로서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무궁무진하다.
성: 선근 형은 정말 편안한 사람이다. 사실 처음 같이 작품 하는데 형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알아가는 단계다(웃음).
김: 선근 형은 내가 아주 편하게 생각하는 형이다. 산실 때문에 작년에 알게 돼 ‘인터뷰’에서도 함께 했는데 제일 기댔다. 상대배우 편안한 매력에 목소리도 정말 좋다.
이: (스스로) 스위트한 목소리(웃음).
이: 두섭이는 우선 잘 생겼다. 근데 반전이 있다. 잘생겼을 뿐 아니라 배우로서 속도 엄청 깊다. 그의 매력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
김: 두섭이는 알게 된지 오래됐고 ‘자리주삼’(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도 얘기했는데 바른 청년이다. 다른 역할로 만나게 돼서 정말 좋다. 사람으로서도 두섭이는 칭찬할 것 밖에 없다. 바른 이미지가 있어서 좀 더 자유로워 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큼 배울 점이 많다. 난 작품 연습 중 예민해지면 두서없이 솔직히 말하는데 두섭이는 화법이나 태도가 프로페셔널하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게 정제된 표현을 하는 친구다. ‘나도 저렇게 다듬어진 상태로 작업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Q. 작품 속 인물과 나의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김: S의 현재와 과거를 상태를 표현하는 데 과거에는 자신이 잘난 맛에 살고, 현재에는 과거를 깨닫고 반성 등 감정에 휩싸여 변한다. 굉장히 예민하고 까칠한 인물이다. 혹자는 나더러 까칠하다고도 하는데, 닮아있다기 보다 무언가를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감정적인 표출인 거 같다(웃음).
Q. 공연 기간이 약 2주. 짧은 기간인 편인데 ‘광염소나타’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를 꼽자면
성: 배우들의 다크서클?(웃음)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저희도 궁금하다. 우선 음악이 좋다.
이: 음악도 좋고 김경수, 성두섭, 이선근의 호흡 아닌가!
김: 작품을 많이 보신 관객이든, 처음 공연을 보는 분 모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광염소나타’다. 우선 예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예술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하는 게 아니라, 예술의 양면성을 보여줌으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예술 작품이라는 결과만 산출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인가? 예술이라는 잣대 안에서 인간미가 있는 것이 예술인가? 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접근이 어렵지 않아 보실 때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성: 그렇다. 결과를 보고 예술의 가치판단을 어떻게 하는 건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냥 예술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과정을 부정하겠는가, 그런 것들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물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품의 비하인드를 알고도 작품성을 부정할수 있을까, 그 과정을 알고서도 예술로 받아들일수 있을까, 라는 지점 말이다.
김: 작품을 보다보면 상황에 치우쳐서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라는 지점이다. ‘광염소나타’는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살인’이라는 반전극이 아니다. 예술에 대한 얘기다.
Q. 마지막으로 2017년 새해 목표가 있다면.
성: 막 데뷔 한 20대에는 30대가 되길 바랐다. 주변에서는 배우 성두섭으로 늘었다는 말도 하지만, 스스로 느끼지에는 아직 부족하고 갈길이 멀었다고 여겨진다. 심리적으로 부담도 되긴 하지만 올 한해도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좋은 기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해도 힘들일이 있었는데 스트레스 안 받고 연기하고 싶다.
이: 올해 정유년 닭띠. 내게 남다른 해이다. 뭔가 느낌이 좋다. 올 한 해는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으면 한다. 물론 좋은 작품도 만나 배우로서 도약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김: 딸을 만나고 싶다(웃음). 배우로서는, 기회가 된다면 고통스러운 순간은 있지만 창작을 계속 하고 싶다. 초연되는 창작 작품을 많이 해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 이 캐릭터지!라면 역시 김경수!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고 싶다.
한편 성두섭, 김경수, 이선근이 출연하는 ‘광염소나타’는 2월14일에서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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