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무한동력’ 속 17살 철없는 고등학생 수동을 연기하는 두 배우 김경록과 김지웅을 보고 있노라면 풋풋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교복을 입은 모습 또한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했더니 실제로도 ‘미성년자’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풋풋한 스무 살 청년들이었다.
‘무한동력’을 통해 데뷔를 한 두 배우지만, 누군가 처음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어색함 없이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연기도, 노래도, 안무도 어색함이나 모자람이 없다. 어린 나이에 겁 없이 프로들의 세계에 뛰어든 두 스무 살 청년들은 무대에 오르면 오를수록 무서운 속도로 그 실력을 더욱 쌓아 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금도 떠는 기색 없이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두 명의 수동, 김지웅과 김경록이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있어 무대는 긴장되고 떨리는 장소였다. 지난 9월 막을 올려 5개월에 가까운 장기공연을 올렸음에도 무대는 설 때마다 느끼는 설렘과 환희는 항상 같았다.
“처음에 비해 많이 익숙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설 때 마다 긴장돼요.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었죠. 서는 법부터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연기적인 화술조차 부족하니 정말 무대에 오르는 것이 무서웠어요. 공연 중반까지 떨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다가 대사가 꼬이면 어떡하지?’ ‘내 목소리가 관객들에게 들리지 않으면?’ ‘삑사리가 나지는 않을까’…정말 여러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동안 내가 했던 공연들이 다 잘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배웠던 것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거요? 다음에 더 잘하고 극복하면 된다는 거죠. 하하.” (지웅)
“예고출신이어서 지웅이보다는 무대경험이 있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이곳은 학교와는 달리 일반 관객들도 와서 보는 프로의 자리잖아요. 처음 경험해보는 무대에서 선배들에게 지적도 받고, 무대에서 긴장도 많이 했었죠. 특히 ‘무한동력’의 공연기간이 길다보니 어느 순간 연기를 기계적으로 하게 될까 걱정을 했었죠. 회차를 거듭하면서 떨리는 것도 많이 사라지고 익숙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죠. ‘무한동력’은 제게 늘 새롭게 다가오고 덕분에 연기에 반응하는 것에 있어 더 솔직해 질 수 있었어요. 무대에 오르면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경록)
이들이 ‘무한동력’에서 연기하는 인물인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17살 고등학생 한수동 역이다. 수자네 하숙집의 막내아들인 수동은 엄마가 죽은 이후 무한동력 기기에 몰두해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는 누나 밑에서 겉도는 이른바 불량 청소년이다. 누나 몰래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거친 욕설을 내뱉기는 하지만, 엄마 기일에 맞춰 엄마가 생전에 좋아하던 자두맛 사탕을 사오는 마음만은 착한 아이이다.
같은 수동을 연기해도 김경록이 연기하는 수동과 김지웅이 연기하는 수동의 느낌은 서로 다르다. 이에 대해 두 수동 역시 공감을 하며 “공연이 올라가기 전에는 서로 공유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서로의 수동이가 다르다는 것이 보인 순간부터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공연이 올라가고 난 이후부터는 서로의 수동이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어요. 지웅이가 연기하는 수동이를 봤는데 저와 엄청 다르더라고요. 같은 인물인데도 다른 인물 같았어요.”(경록)
“경록이는 약간 설명하기는 약간 어려운데 애늙은이 느낌? 그런 느낌이 있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들은 아닌데 자기는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누가 봐도 완전 고등학생인데 다 자랐다고 하는 그런 애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저와 다른 것 같아요. 대사 같은 것들도 맨 마지막에 저는 ‘여자친구야 어딨니’라고 외치면 경록이는 ‘여자친구와 태어는 났니’라고 외쳐요. 그런 디테일들이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같은 역이라도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수동이, 김경록과 김지웅에 각자의 연기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가 연기하는 수동이는 중2병 걸린 고2라고 보시면 편할 것 같아요. 반면 지웅이의 수동이는 결함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수동같아요. 저보다 말 수도 적고, 어머니도 빨리 여의였다는 것에 아픔이 있는 것 같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친구 같은 느낌이죠. 근데 그것도 또 분명히 수동이 같아요. 그래서 저와 다른 인물로 대비되는 것 같죠.”(경록)
“제 수동이에서 제일 큰 콤플렉스이자 상처는 바로 엄마의 부재에요. 엄마가 없으면 아이는 노선을 잃는다고 생각했고,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를 수 있다는 거죠. 반면 경록이가 연기하는 수동이는 마이웨이를 가는 자기 세상이 뚜렷한 고등학생에 더 가깝죠.”(지웅)
다 사람의 수동이 달랐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엄마의 부재’였다. 김경록이 분석한 수동이 철부지 고등학생이었다면, 김지웅이 분석한 수동에게는 엄마의 부재가 매우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캐릭터 분석에 대한 두 배우의 진지한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저는 엄마의 역할을 누나인 수자가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두 살 차이 나는 누나는 누나일 뿐이지 엄마를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수동이는 아들은 특히 엄마가 필요한 친구인데 그렇지 않은이 불안한 것이죠. 아버지도 저보다는 기계에 있는 관심이 있고…그런데 그렇다고 막 나가는 친구는 아니라는 것이죠. ‘어머니의 영향’ 그게 가슴에 남아있다 보니 나쁜 짓을 할 때도 불안하고, 그래서 돈을 버는 것도 있고, 이른바 어른과 어린의 사이에 있다고 봤어요.”(지웅)
“제게 있어서 엄마의 부재는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수자 누나가 많이 감싸줬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사라졌지만 몰래 용돈을 주는 신도 있었고, 나이는 어리지만 그럼에도 자립심이 강한 친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도 하는 것이고. 학교에서 찌질하면 찌질했지 노는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경록)
무대 위에서 17살의 고등학생이 된 김경록과 김지웅, 두 사람의 실제 고등학교 생활을 어땠을까.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중학교 때 공부를 나쁘지 않게 했거든요. 그래서 자사고에 들어갔었죠. 심리학과를 꿈꾸면서 열심히 공부했던 17살이었죠. 1학년 때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어쩌다 동아리를 비보이로 들어가게 된 거에요. 2학년 때 춤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공부에 손을 놓게 됐죠.(웃음) 그리고 3학년이 되니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꿈이 생겼는데 바로 성우였죠. 성우를 하겠다고 말했더니 처음 부모님의 반대가 진짜 심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멀쩡히 공부 잘 하던 아들이 갑자기 성우를 하겠다니…아버지에게 엄청 혼났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그때부터 설득에 들어갔죠. ‘아버지 고2 말 제 성적으로는 대학교에 못갑니다’ 일주일동안 아침마다 설득했던 것 같아요. 결국 부모님께서도 허락하시고, 그때부터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그러던 중 수시 지원을 했는데 떨어진 거예요. 초조했죠. 다행히 정시에는 붙어서 지금은 경록이와 같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하고 지금은 이렇게 연기를 하게 됐네요.”(지웅)
“저는 예고 출신이에요. 1학년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놀았죠. 연극이나 노래, 무용에 흥미가 있어 예고에 갔지만 그때는 공부보다 노는 게 더 재미있었죠. 다행히도 성적은 상위권 유지했었어요. 어느 정도 대학을 갈 수 있을 정도로 했었죠. 그리고 2학년 때부터는 무대 위에도 오르고 정말 열심히 연기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운 좋게 좋은 역할을 맡고 주위에서 잘 봐 주셔서 작품에 매진할 수 있었죠.”(경록)
“사실 경록이는 안양예고 사이에서 유명한 친구였어요. 어마어마한 에이스이자 ‘안양예고 장발장’이라고 불렸다 하더라고요. 대학에 합격했을 때도, 붙어서 축하한다는 얘기보다 ‘너희 학교에 예고 장발장이 붙었데’라는 말을 더 먼저 들을 정도였다니까요.”(지웅)
김지웅의 말에 김경록은 “괜히 그게 뭐라고…”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와중에서 김지웅의 말을 딱히 부인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모른 채 해주자.
“처음에는 배드민턴 선수 활동을 하다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운동을 하다가 핑 돌고 현기증이 나고 못 견디겠어서 일치감치 그만두었죠. 그리고 뭘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데,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작곡과에 나온 친척 형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대뜸 안양예고를 가라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노래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만능이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가 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미친 듯이 노력을 했더니 운 좋게 합격을 한 거예요. 예고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그때부터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게 된 것 같아요.”
키득키득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김경록과 김지웅은 무척이나 절친한 친구였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급격하게 친해진 이들의 사이는 ‘무한동력’ 연습을 위해 여름방학 내내 붙어 다니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서로의 집 방향이 비슷해요. 그게 가장 친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어요. 사실 지웅이를 처음 만났던 것은 입시 면접 볼 때인데, 정말 잘 해서 이후에도 생각이 났던 친구 중 한 명이에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진짜 잘 추거든요. 1차 때 같이 봤는데 2차 면접 때도 만나서 기억에 남았었어요.”(경록)
“경록이는 미소가 예쁘잖아요. 1차 때는 잘 모르겠는데 2차 때 기억이 나는 게 경록이가 그날 한예종 시험을 봤었거든요. 그때 얼굴에 분장을 하고 왔었어요. 처음에는 ‘한예종 티내나’ 시기질투를 하기도 했지만.(웃음) 화장실에서 분장을 지우는데 그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지웅)
무대 위에서는 ‘될성부를 떡잎’인 김경록과 김지웅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보통의 대학생이었다. 호쾌하고 말 잘하는 청년 김지웅과 신중하면서도 강단 있는 청년 김경록은 다른 듯 또 닮은 그런 청춘들이었다.
“저와 지웅이는 성격부터 많이 달라요. 저는 조용하게 분석을 많이 하고 소심한 반면 지웅이는 행동력이 있죠. 지웅이의 가장 큰 장점은 말할 수 있는 용기에요.”(경록)
“경록이가 학구파라면 하면 저는 행동파에 가까워요. 근데 조용한 성격에도 강단이 있어요. 저는 일단 지르더라도, 어른들이 있으면 접고 가는 것이 있는데, 경록이는 뭔가 옳지 않거나 정당하지 않으면 그걸 이야기 하더라고요. 경록이는 연기적으로 확고한 가치관이 있어서 말을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말하는 친구에요. 정말 감탄했어요.”(지웅)
뮤지컬 데뷔를 한 2015년은 김경록과 김지웅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한 해로 남게 됐다. 2015년 한 해를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했더니 둘 다 입을 모아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던 해”라고 말했다.
“매해 꽂히는 것이 있었어요. 고3때는 자유였다면 지금은 연기에요. 무대에 오르면서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고, 저 스스로 성장도 많이 한 것 같아요. 낭비하는 것 없이 2015년을 마무리해서 뿌듯해요.”(경록)
“저는 경험주의지거든요. 키워드를 말하라고 한다면 ‘경험’인 것 같아요.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색다른 것들을 느꼈으며 무대 위에서 흔히 말하는 ‘쫄림’도 느꼈거든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삶의 지혜가 0.1할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지웅)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들의 미래는 무척이나 창창하다. ‘무한동력’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 이들은 ‘군대’라고 답했다. 어린 만큼 빨리 다녀와서 더욱 연기에 매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군대에 빨리 갔다 오고 싶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에요. 학교에서 연기와 조금 더 가까워질 생각입니다.”(경록, 지웅)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무한동력’을 통해 데뷔를 한 두 배우지만, 누군가 처음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어색함 없이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연기도, 노래도, 안무도 어색함이나 모자람이 없다. 어린 나이에 겁 없이 프로들의 세계에 뛰어든 두 스무 살 청년들은 무대에 오르면 오를수록 무서운 속도로 그 실력을 더욱 쌓아 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금도 떠는 기색 없이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두 명의 수동, 김지웅과 김경록이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있어 무대는 긴장되고 떨리는 장소였다. 지난 9월 막을 올려 5개월에 가까운 장기공연을 올렸음에도 무대는 설 때마다 느끼는 설렘과 환희는 항상 같았다.
“처음에 비해 많이 익숙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설 때 마다 긴장돼요.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었죠. 서는 법부터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연기적인 화술조차 부족하니 정말 무대에 오르는 것이 무서웠어요. 공연 중반까지 떨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다가 대사가 꼬이면 어떡하지?’ ‘내 목소리가 관객들에게 들리지 않으면?’ ‘삑사리가 나지는 않을까’…정말 여러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동안 내가 했던 공연들이 다 잘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배웠던 것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거요? 다음에 더 잘하고 극복하면 된다는 거죠. 하하.” (지웅)
“예고출신이어서 지웅이보다는 무대경험이 있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이곳은 학교와는 달리 일반 관객들도 와서 보는 프로의 자리잖아요. 처음 경험해보는 무대에서 선배들에게 지적도 받고, 무대에서 긴장도 많이 했었죠. 특히 ‘무한동력’의 공연기간이 길다보니 어느 순간 연기를 기계적으로 하게 될까 걱정을 했었죠. 회차를 거듭하면서 떨리는 것도 많이 사라지고 익숙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죠. ‘무한동력’은 제게 늘 새롭게 다가오고 덕분에 연기에 반응하는 것에 있어 더 솔직해 질 수 있었어요. 무대에 오르면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경록)
이들이 ‘무한동력’에서 연기하는 인물인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17살 고등학생 한수동 역이다. 수자네 하숙집의 막내아들인 수동은 엄마가 죽은 이후 무한동력 기기에 몰두해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는 누나 밑에서 겉도는 이른바 불량 청소년이다. 누나 몰래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거친 욕설을 내뱉기는 하지만, 엄마 기일에 맞춰 엄마가 생전에 좋아하던 자두맛 사탕을 사오는 마음만은 착한 아이이다.
같은 수동을 연기해도 김경록이 연기하는 수동과 김지웅이 연기하는 수동의 느낌은 서로 다르다. 이에 대해 두 수동 역시 공감을 하며 “공연이 올라가기 전에는 서로 공유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서로의 수동이가 다르다는 것이 보인 순간부터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공연이 올라가고 난 이후부터는 서로의 수동이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어요. 지웅이가 연기하는 수동이를 봤는데 저와 엄청 다르더라고요. 같은 인물인데도 다른 인물 같았어요.”(경록)
“경록이는 약간 설명하기는 약간 어려운데 애늙은이 느낌? 그런 느낌이 있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들은 아닌데 자기는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누가 봐도 완전 고등학생인데 다 자랐다고 하는 그런 애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저와 다른 것 같아요. 대사 같은 것들도 맨 마지막에 저는 ‘여자친구야 어딨니’라고 외치면 경록이는 ‘여자친구와 태어는 났니’라고 외쳐요. 그런 디테일들이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왼쪽부터 김경록 김지웅
같은 역이라도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수동이, 김경록과 김지웅에 각자의 연기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가 연기하는 수동이는 중2병 걸린 고2라고 보시면 편할 것 같아요. 반면 지웅이의 수동이는 결함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수동같아요. 저보다 말 수도 적고, 어머니도 빨리 여의였다는 것에 아픔이 있는 것 같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친구 같은 느낌이죠. 근데 그것도 또 분명히 수동이 같아요. 그래서 저와 다른 인물로 대비되는 것 같죠.”(경록)
“제 수동이에서 제일 큰 콤플렉스이자 상처는 바로 엄마의 부재에요. 엄마가 없으면 아이는 노선을 잃는다고 생각했고,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를 수 있다는 거죠. 반면 경록이가 연기하는 수동이는 마이웨이를 가는 자기 세상이 뚜렷한 고등학생에 더 가깝죠.”(지웅)
다 사람의 수동이 달랐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엄마의 부재’였다. 김경록이 분석한 수동이 철부지 고등학생이었다면, 김지웅이 분석한 수동에게는 엄마의 부재가 매우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캐릭터 분석에 대한 두 배우의 진지한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저는 엄마의 역할을 누나인 수자가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두 살 차이 나는 누나는 누나일 뿐이지 엄마를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수동이는 아들은 특히 엄마가 필요한 친구인데 그렇지 않은이 불안한 것이죠. 아버지도 저보다는 기계에 있는 관심이 있고…그런데 그렇다고 막 나가는 친구는 아니라는 것이죠. ‘어머니의 영향’ 그게 가슴에 남아있다 보니 나쁜 짓을 할 때도 불안하고, 그래서 돈을 버는 것도 있고, 이른바 어른과 어린의 사이에 있다고 봤어요.”(지웅)
“제게 있어서 엄마의 부재는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수자 누나가 많이 감싸줬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사라졌지만 몰래 용돈을 주는 신도 있었고, 나이는 어리지만 그럼에도 자립심이 강한 친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도 하는 것이고. 학교에서 찌질하면 찌질했지 노는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경록)
무대 위에서 17살의 고등학생이 된 김경록과 김지웅, 두 사람의 실제 고등학교 생활을 어땠을까.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중학교 때 공부를 나쁘지 않게 했거든요. 그래서 자사고에 들어갔었죠. 심리학과를 꿈꾸면서 열심히 공부했던 17살이었죠. 1학년 때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어쩌다 동아리를 비보이로 들어가게 된 거에요. 2학년 때 춤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공부에 손을 놓게 됐죠.(웃음) 그리고 3학년이 되니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꿈이 생겼는데 바로 성우였죠. 성우를 하겠다고 말했더니 처음 부모님의 반대가 진짜 심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멀쩡히 공부 잘 하던 아들이 갑자기 성우를 하겠다니…아버지에게 엄청 혼났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그때부터 설득에 들어갔죠. ‘아버지 고2 말 제 성적으로는 대학교에 못갑니다’ 일주일동안 아침마다 설득했던 것 같아요. 결국 부모님께서도 허락하시고, 그때부터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그러던 중 수시 지원을 했는데 떨어진 거예요. 초조했죠. 다행히 정시에는 붙어서 지금은 경록이와 같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하고 지금은 이렇게 연기를 하게 됐네요.”(지웅)
“저는 예고 출신이에요. 1학년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놀았죠. 연극이나 노래, 무용에 흥미가 있어 예고에 갔지만 그때는 공부보다 노는 게 더 재미있었죠. 다행히도 성적은 상위권 유지했었어요. 어느 정도 대학을 갈 수 있을 정도로 했었죠. 그리고 2학년 때부터는 무대 위에도 오르고 정말 열심히 연기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운 좋게 좋은 역할을 맡고 주위에서 잘 봐 주셔서 작품에 매진할 수 있었죠.”(경록)
“사실 경록이는 안양예고 사이에서 유명한 친구였어요. 어마어마한 에이스이자 ‘안양예고 장발장’이라고 불렸다 하더라고요. 대학에 합격했을 때도, 붙어서 축하한다는 얘기보다 ‘너희 학교에 예고 장발장이 붙었데’라는 말을 더 먼저 들을 정도였다니까요.”(지웅)
김지웅의 말에 김경록은 “괜히 그게 뭐라고…”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와중에서 김지웅의 말을 딱히 부인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모른 채 해주자.
“처음에는 배드민턴 선수 활동을 하다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운동을 하다가 핑 돌고 현기증이 나고 못 견디겠어서 일치감치 그만두었죠. 그리고 뭘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데,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작곡과에 나온 친척 형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대뜸 안양예고를 가라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노래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만능이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가 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미친 듯이 노력을 했더니 운 좋게 합격을 한 거예요. 예고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그때부터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게 된 것 같아요.”
키득키득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김경록과 김지웅은 무척이나 절친한 친구였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급격하게 친해진 이들의 사이는 ‘무한동력’ 연습을 위해 여름방학 내내 붙어 다니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서로의 집 방향이 비슷해요. 그게 가장 친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어요. 사실 지웅이를 처음 만났던 것은 입시 면접 볼 때인데, 정말 잘 해서 이후에도 생각이 났던 친구 중 한 명이에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진짜 잘 추거든요. 1차 때 같이 봤는데 2차 면접 때도 만나서 기억에 남았었어요.”(경록)
“경록이는 미소가 예쁘잖아요. 1차 때는 잘 모르겠는데 2차 때 기억이 나는 게 경록이가 그날 한예종 시험을 봤었거든요. 그때 얼굴에 분장을 하고 왔었어요. 처음에는 ‘한예종 티내나’ 시기질투를 하기도 했지만.(웃음) 화장실에서 분장을 지우는데 그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지웅)
무대 위에서는 ‘될성부를 떡잎’인 김경록과 김지웅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보통의 대학생이었다. 호쾌하고 말 잘하는 청년 김지웅과 신중하면서도 강단 있는 청년 김경록은 다른 듯 또 닮은 그런 청춘들이었다.
“저와 지웅이는 성격부터 많이 달라요. 저는 조용하게 분석을 많이 하고 소심한 반면 지웅이는 행동력이 있죠. 지웅이의 가장 큰 장점은 말할 수 있는 용기에요.”(경록)
“경록이가 학구파라면 하면 저는 행동파에 가까워요. 근데 조용한 성격에도 강단이 있어요. 저는 일단 지르더라도, 어른들이 있으면 접고 가는 것이 있는데, 경록이는 뭔가 옳지 않거나 정당하지 않으면 그걸 이야기 하더라고요. 경록이는 연기적으로 확고한 가치관이 있어서 말을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말하는 친구에요. 정말 감탄했어요.”(지웅)
뮤지컬 데뷔를 한 2015년은 김경록과 김지웅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한 해로 남게 됐다. 2015년 한 해를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했더니 둘 다 입을 모아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던 해”라고 말했다.
“매해 꽂히는 것이 있었어요. 고3때는 자유였다면 지금은 연기에요. 무대에 오르면서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고, 저 스스로 성장도 많이 한 것 같아요. 낭비하는 것 없이 2015년을 마무리해서 뿌듯해요.”(경록)
“저는 경험주의지거든요. 키워드를 말하라고 한다면 ‘경험’인 것 같아요.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색다른 것들을 느꼈으며 무대 위에서 흔히 말하는 ‘쫄림’도 느꼈거든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삶의 지혜가 0.1할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지웅)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들의 미래는 무척이나 창창하다. ‘무한동력’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 이들은 ‘군대’라고 답했다. 어린 만큼 빨리 다녀와서 더욱 연기에 매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군대에 빨리 갔다 오고 싶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에요. 학교에서 연기와 조금 더 가까워질 생각입니다.”(경록, 지웅)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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