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화랑들과 작가들이 총결집해 여는 미술 장터를 아트페어(art fair)라 부른다. 국내 아트페어는 주로 어디서 열릴까.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큰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이 아트페어 장소로 최적이라는 평가다. 매년 코엑스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3월 화랑미술제와 5월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9~10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12월에 서울아트쇼가 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아트페어인 서울아트쇼가 25일 크리스마스에 개막해 닷새간 펼쳐진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림을 보러 올까라는 종전의 우려는 기우였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신생 아트페어인 서울아트쇼는 연말 젊은 미술 애호가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요한 이벤트로 도약했다.
박영덕화랑과 다도화랑, 갤러리애플, 상하이 무린갤러리, 홍콩 도미킴갤러리, 일본 교토갤러리 등 국내외 화랑 90여개가 참여하며 700~800명 작가들의 작품 3000여점이 부스에 걸린다.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다양한 특별전과 중저가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미술품을 구입해 성탄절과 연말연시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그림을 사지 않더라도 현대미술의 스펙타클한 현주소를 만끽할 수 있다. 특별전이 6개로 국내 아트페어 중 최대다.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얘기다.
우선 한국미술의 과거와 현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전에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과 한국 채색화의 선구자 천경자, 단색화 거장 하종현, 중도의 세계를 화폭에 담는 이왈종, 극사실주의 거장 고영훈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내 거장 뿐 아니라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영국의 작가 프랜시스 베이컨, 일본의 구사마 야요이, 중국의 자우끼 등 동서양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는 ‘세계 거장들의 숨결’전도 주목된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플라워, 마오쩌둥, 글렌 캠벨 시리즈 등 인기 있는 연작들을 판화로 구입할 수 있다.
조각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깬 ‘펀 조각전’도 눈길이 간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공감과 즐거움을 주는 입체 조각들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서울아트쇼의 백미는 초보 컬렉터들을 위한 200만원 내외의 신진 청년 작가들의 전시. 미술 저변 확대와 미술시장 활성화를 취지로 기획됐다. ‘30호이상 150만원전’과 ‘50호이상 200만원전’으로 젊고 감각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큼직한 크기로 감상할 수 있다. 보통 이 가격대면 기성 작가들의 경우 작품 크기가 1~8호로 작다.
최근 몇년간 연예인들이 미술시장에 급속 편입되며 ‘아트테이너(아트+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배우 김민서와 김혜진, 강예원 , FT 아일랜드의 최종훈, 버스커 버스커의 김형태, 황보라 등 뉴 아트테이너들의 신작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29일까지. 관람료는 어른 1만원. 1577-3614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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