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과 영화를 다시 한 번 봤다. 가정과 일터에서 매번 느끼던 한국 사회의 세대갈등 실마리가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직장인 김 모씨(32))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가 반목하기 일쑤인 우리나라 현실과 너무나 다르다. 그런 영화 속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위무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 (대학생 박 모씨(26))
영화 ‘인턴’이 개봉 7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흥행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실시간 예매 순위도 10위권을 유지하는 중이다. 9월 개봉작 중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남아 있는 영화로는 ‘인턴’이 유일하다.
4일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인턴’의 누적관람객 수는 총 344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8월 개봉돼 입소문 흥행몰이로 누적관람객 342만 9122을 기록했던 영화 ‘비긴 어게인’을 가뿐히 뛰어넘는 성과다. 순위 위에 있는 영화 ‘그놈이다’ ‘더폰’ ‘마션’ 등과도 주말 관객수에 큰 차이가 없어 영화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인턴’의 첫 출발은 녹록지 않았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해 성적이 낮았다. ‘사도’ ‘탐정’ 등 한국 영화의 경쟁 틈새에서 조금씩 관객을 모아갈 뿐이었다. 그러던게 10월 초순 무렵 박스오피스 1위를 찍더니, 한동안 2위를 유지했다. 개봉 42일째를 맞은 이날에도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현재 CGV 예매사이트에 따르면 예매자는 20대가 50.7%로 가장 높다. 10대는 3.6%, 30대 29.9%, 40대 15.8%다.
이 같은 ‘인턴 신드롬’이 불고 있는 원인에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중 하나인 ‘세대갈등’ 이 내포돼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가족변화에 다른 가족 갈등 양상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족갈등을 경험한 응답자의 32.5% 가운데 가족 내 세대갈등을 겪은 비율이 37.5%다. 최근 임금피크제 등 ‘노동개혁’ 이슈와 관련해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면서 세대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형국이다. 영화 ‘인턴’이 이러한 한국 사회의 ‘세대갈등 피로’를 잠시나마 덜어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어느 순간부터 한국사회의 고질병중 하나로 자리잡은 세대갈등 문제와 관련해 이 영화가 호소하는 면이 커진 것 같다”며 “한국 관람객들의 지친 삶에 직급과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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