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것을 누가 만든 것입니까? 하늘입니까? 양반과 상것이 도대체 뭣이 다르다는 겁니까?”
국모인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청나라와의 전쟁이 있었고 동학혁명과 단발령이 시행된 구한말 혼란기, 의병도 여기저기에서 불길처럼 일어났다. 이 소설은 1895년 가을부터 1896년 봄까지 약 6개월 간 남한강 중류 지역에서 활약한 초기 의병 ‘호좌 창의군’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 강행에 맞서 위정척사를 부르짖던 유림들이 격양하여 의병을 일으키고 부패한 관리, 독선적인 향반에 짓눌려 살던 농노와 평민들도 유림을 따라 의병에 가담한다. 처음부터 융화될 수 없었던 두 부류가 동상이몽 속에서 결합된 의병대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면서도 밤마다 줄도망을 치는 군사들을 다스리지 못해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19세기말 평범한 삶을 살던 이들이 의병이 되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까지 경험하는 온갖 삶의 희노애락이 전장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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