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청춘의, 청춘을 위한, 청춘에 의한 페스티벌인 ‘청춘페스티벌’은 6개월 간 인고의 시간 끝에 빚어진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청춘페스티벌’은 2010년도부터 진행된 ‘청춘을 위한’ 페스티벌이다. 강연과 음악, 놀이문화 등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의 형식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페스티벌에서 연사로 나선 유명인들의 강연이 SNS에서 회자가 되기도 한다. 음악페스티벌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페스티벌 문화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가진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이런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강연문화 행사기획 전문 기업인 마이크임팩트를 찾았다. 페스티벌을 주관, 주최하는 마이크임팩트의 ‘청춘페스티벌’ 담당 기획자 윤명호 매니저를 만나 ‘청춘페스티벌’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그는 문화기획자 싼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기획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마이크임팩트에서 ‘청춘페스티벌’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청춘페스티벌’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초반, 스펙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취업난이 조금씩 가시화가 되면서 막 청춘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 시작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 회사 대표님이 자신의 학교인 고려대학교 강당에서 청춘을 위한 작은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게 연결돼 지금의 ‘청춘페스티벌’이 됐다. ‘청춘들을 위한 강연 페스티벌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기획해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됐다.
당시 지친 청춘들을 위해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고, 회사의 모토가 ‘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런 것들이 모아져서 ‘청춘페스티벌’을 열게 됐다. 지금의 청춘들이 힘든 건 사실이다. 대학생들과 많이 이야기를 많이 해볼수록 점점 힘들어진다는 걸 느낀다. 전에는 ‘꿈이 없다’는 고민이 제일 많았는데 지금은 1학년들이 ‘어떻게 취업해요?’라고 질문을 한다. 그런 걸 보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힘든 청춘들을 위해 재밌는 행사를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한다.
Q. 청춘에게 주는 ‘청춘페스티벌’의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또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어떤 것이기에 청춘들을 위한 이런 페스티벌을 여는 것인지?
사실 매 회마다 우리가 주고 싶은 메시지들은 있다. 하지만 그게 다 욕심이더라. 우리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서 만든 페스티벌에서 우리가 의도한 그것을 느끼는 사람은 극소수다. 왜냐하면 모두의 사정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그 메시지가 전부 다 다르게 해석이 되고 받아들인다는 걸 몇 번의 반복을 통해 깨닫게 됐다. 그래서 ‘청춘페스티벌’의 슬로건인 ‘놀고 먹고 쉬고 듣자’에 우리는 집중하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멘토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연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자마다 깨달음을 얻고 돌아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지양하는 것도 무언가를 가르치고 멘토링을 하려는 그런 행위다. 청춘의 의미 또한 결국 페스티벌에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그 순간 얻은 깨달음 속에서 찾는 그 의미가 바로 ‘청춘’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전에는 우리가 무언가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쭉 보면 작년과 그 이전의 페스티벌 색깔이 많이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그 전에는 무언가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그런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옅어지고 ‘놀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회를 거듭하면서 쌓인 노하우들을 토대로 한 결정이기도 했고, 작년부터 온전히 총괄을 맡게 된 저의 성향이 들어가서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요즘 청년들이 놀 곳이 없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을 반영한 결과였다. 청춘들이 건전하게 대놓고 놀 수 있는 장이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고, 그런 장(場)을 만들어주자고 결론이 났다. 그렇게 페스티벌의 성격이 강해지니 2014년에 ‘청춘페스티벌’이 좀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게 느껴졌다.
Q.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은? 왜 하필 ‘나는 우주 왕먼지다’가 슬로건인지?
‘청춘페스티벌’을 위해 프로덕션, 마케팅팀, 디자인팀, 영상팀이 함께 한다. 총 8명 정도가 TF팀으로 움직인다. ‘청춘페스티벌’이 열리기 6개월 전부터 준비 과정에 돌입하는데, 페스티벌을 총괄하는 저는 작년 12월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단 이틀을 위해 8명이 밤낮없이 6개월을 매달려야 한다.
‘나는 우주 왕먼지다’라는 슬로건이 나오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슬로건은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가장 단적인 한 마디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슬로건을 만들 때에도 젊은이들의 시선에 맞춰서 제작하려고 노력한다. ‘왕먼지’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 모두 자유롭다는 뜻을 알리고 싶어서다.
사실 20대, 30대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다. 얼마나 대단한 걸 우리 나이에 할 수 있겠나. 그런데 간혹 ‘정말 대단한 걸 해야 해’라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친구들을 볼 때가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누릴 수 있는 자유를 깨닫지 못하는 게 안타깝더라. 우리는 많이 대단한 걸 할 수 없을지언정 그만큼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 점을 더욱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어서 슬로건을 정하게 됐다. 원래는 그런 의미다. 하지만 이것 또한 늘 그렇듯 보는 사람이 해석하는 게 정답이다.
Q. 연사 섭외가 중요해 보인다. 섭외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는지.
섭외 과정은, 일단 ‘B급’ ‘미생’ ‘19금’ 이런 식으로 각 스테이지의 테마를 설정하면, 이 테마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연사들, 즉 헤드라이너가 누구인지부터 설정한다. ‘19금’은 당연히 신동엽 씨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누구를 섭외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지금 젊은 친구들이 제일 만났으면 하는 인사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청춘페스티벌’ 서포터즈 친구들과 같은 대학생 친구들과 소통하며 그들 사이의 ‘핫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체크한다. 그런 후 라인업을 완성해 섭외에 돌입한다.
섭외는 쉽지는 않다. 연사를 초청할 때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제가 뭐라고’라는 거다. 사람들 앞에서 메시지를 던지는 ‘강연’을 한다는 생각에 많은 유명인 분들이 부담을 느끼시더라. 그리고 이 페스티벌을 ‘행사’로 생각하셔서 거절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이 페스티벌의 취지 등을 전달하는 게 관건이다. 이번 페스티벌에 연사로 나서는 유병재 씨는 직접 우리와 식사를 하며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정치인이 무대에 서기도 한다. 올해는 박원순 서울 시장이 무대에 오른다. 간혹 정치인 초빙에 민감하지 않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회사들은 정치색을 띤 연사들을 섭외할 수 없다. 우주왕먼지 같은 마이크임팩트가 만드는 것이기에 페스티벌 성격에 맞는 연사들을 자유롭게 섭외할 수 있었다. 단지 우려되는 건 (발언의)균형이 안 맞았을 때의 대중의 시선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님은 ‘이번 대선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이미 선언하셨기 때문에 걸릴 것이 없고, 그의 인생 이야기는 대학생들에게는 귀감이 될 만한, 필요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페스티벌에 부합되는 인사라고 생각해 초대를 하게 됐다.
Q. ‘청춘페스티벌’의 ‘19금’ 스테이지가 매년 화제가 되고 있다. 강연을 보면 굉장히 수위가 센 발언들도 나오는데, 기획자로서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가.
‘19금’ 스테이지가 인기를 많이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19금’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게 된 것도 불과 작년이다. 그래서 우리도 그걸 보고 ‘이거다’ 싶어서 스테이지를 기획하게 됐다.하지만 회사에서 19금 컨텐츠를 찾아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곤 한다. 때로 ‘이런 이야기를 왜 회사에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고.(웃음) 특히 그런 ‘19금’ 이야기를 수위를 조정하며 재미를 이끄는 게 정말 힘들더라. ‘마녀사냥’ 제작진의 노고를 알 것만 같았다.
물론 수위에 대한 걱정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저희는 ‘19금’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더 세게 얘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래서 관련 법규도 찾아봤다. 연예인들의 옷을 벗거나 하면서 노출을 하지 않는 이상 현행범으로 잡혀가지는 않더라.(웃음)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작년에 ‘19금’ 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이 손들고 질문을 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정말 솔직한 발언들이 오히려 관객 쪽에서 나왔다. 그래서 더 활기차게 대화의 핑퐁이 되는 걸 봤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행여나 다른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지만 언제나 우리만 노심초사할 뿐 관객들은 즐거워하고 아무렇지 않아한다. 그래서 ‘19금’답게, ‘솔직함’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Q. ‘청춘페스티벌’의 차별화는 어떤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대중성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페스티벌을 처음 오는 사람들이 우리 페스티벌을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페스티벌계의 비기너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음악 페스티벌이 주로 있다. 음악 페스티벌은 라인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획은 거의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저희는 기획력이 승부수다. 사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도 기획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된 콘텐츠로서의 독특함도 분명 차별화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Q. 올해 관객들에게 ‘청춘페스티벌’이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는가.
우리는 항상 똑같다. 그냥 정말 ‘놀고 먹고 쉬고 듣자’는 우리의 모토처럼 편안하게 놀고, 먹고, 쉬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정말 재밌었다’고 느끼면 그만이다. 거기에 우리가 준비한 강연을 듣고 각자마다 지금의 삶에서 필요한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더욱 감사한 일이다. 가끔 ‘정말 재밌었다’라든가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갔다’는 감상이 적힌 편지들이 회사로 배달되고는 한다. 그런 걸 보면 기획자로서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올해도 사고 없이, 무사히, ‘청춘페스티벌’을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청춘페스티벌’은 2010년도부터 진행된 ‘청춘을 위한’ 페스티벌이다. 강연과 음악, 놀이문화 등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의 형식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페스티벌에서 연사로 나선 유명인들의 강연이 SNS에서 회자가 되기도 한다. 음악페스티벌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페스티벌 문화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가진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이런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강연문화 행사기획 전문 기업인 마이크임팩트를 찾았다. 페스티벌을 주관, 주최하는 마이크임팩트의 ‘청춘페스티벌’ 담당 기획자 윤명호 매니저를 만나 ‘청춘페스티벌’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그는 문화기획자 싼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기획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마이크임팩트에서 ‘청춘페스티벌’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청춘페스티벌’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초반, 스펙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취업난이 조금씩 가시화가 되면서 막 청춘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 시작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 회사 대표님이 자신의 학교인 고려대학교 강당에서 청춘을 위한 작은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게 연결돼 지금의 ‘청춘페스티벌’이 됐다. ‘청춘들을 위한 강연 페스티벌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기획해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됐다.
당시 지친 청춘들을 위해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고, 회사의 모토가 ‘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런 것들이 모아져서 ‘청춘페스티벌’을 열게 됐다. 지금의 청춘들이 힘든 건 사실이다. 대학생들과 많이 이야기를 많이 해볼수록 점점 힘들어진다는 걸 느낀다. 전에는 ‘꿈이 없다’는 고민이 제일 많았는데 지금은 1학년들이 ‘어떻게 취업해요?’라고 질문을 한다. 그런 걸 보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힘든 청춘들을 위해 재밌는 행사를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한다.
Q. 청춘에게 주는 ‘청춘페스티벌’의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또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어떤 것이기에 청춘들을 위한 이런 페스티벌을 여는 것인지?
사실 매 회마다 우리가 주고 싶은 메시지들은 있다. 하지만 그게 다 욕심이더라. 우리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서 만든 페스티벌에서 우리가 의도한 그것을 느끼는 사람은 극소수다. 왜냐하면 모두의 사정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그 메시지가 전부 다 다르게 해석이 되고 받아들인다는 걸 몇 번의 반복을 통해 깨닫게 됐다. 그래서 ‘청춘페스티벌’의 슬로건인 ‘놀고 먹고 쉬고 듣자’에 우리는 집중하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멘토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연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자마다 깨달음을 얻고 돌아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지양하는 것도 무언가를 가르치고 멘토링을 하려는 그런 행위다. 청춘의 의미 또한 결국 페스티벌에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그 순간 얻은 깨달음 속에서 찾는 그 의미가 바로 ‘청춘’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전에는 우리가 무언가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쭉 보면 작년과 그 이전의 페스티벌 색깔이 많이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그 전에는 무언가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그런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옅어지고 ‘놀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회를 거듭하면서 쌓인 노하우들을 토대로 한 결정이기도 했고, 작년부터 온전히 총괄을 맡게 된 저의 성향이 들어가서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요즘 청년들이 놀 곳이 없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을 반영한 결과였다. 청춘들이 건전하게 대놓고 놀 수 있는 장이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고, 그런 장(場)을 만들어주자고 결론이 났다. 그렇게 페스티벌의 성격이 강해지니 2014년에 ‘청춘페스티벌’이 좀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게 느껴졌다.
Q. ‘청춘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은? 왜 하필 ‘나는 우주 왕먼지다’가 슬로건인지?
‘청춘페스티벌’을 위해 프로덕션, 마케팅팀, 디자인팀, 영상팀이 함께 한다. 총 8명 정도가 TF팀으로 움직인다. ‘청춘페스티벌’이 열리기 6개월 전부터 준비 과정에 돌입하는데, 페스티벌을 총괄하는 저는 작년 12월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단 이틀을 위해 8명이 밤낮없이 6개월을 매달려야 한다.
‘나는 우주 왕먼지다’라는 슬로건이 나오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슬로건은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가장 단적인 한 마디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슬로건을 만들 때에도 젊은이들의 시선에 맞춰서 제작하려고 노력한다. ‘왕먼지’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 모두 자유롭다는 뜻을 알리고 싶어서다.
사진제공=마이크임팩트
사실 20대, 30대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다. 얼마나 대단한 걸 우리 나이에 할 수 있겠나. 그런데 간혹 ‘정말 대단한 걸 해야 해’라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친구들을 볼 때가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누릴 수 있는 자유를 깨닫지 못하는 게 안타깝더라. 우리는 많이 대단한 걸 할 수 없을지언정 그만큼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 점을 더욱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어서 슬로건을 정하게 됐다. 원래는 그런 의미다. 하지만 이것 또한 늘 그렇듯 보는 사람이 해석하는 게 정답이다.
Q. 연사 섭외가 중요해 보인다. 섭외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는지.
섭외 과정은, 일단 ‘B급’ ‘미생’ ‘19금’ 이런 식으로 각 스테이지의 테마를 설정하면, 이 테마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연사들, 즉 헤드라이너가 누구인지부터 설정한다. ‘19금’은 당연히 신동엽 씨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누구를 섭외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지금 젊은 친구들이 제일 만났으면 하는 인사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청춘페스티벌’ 서포터즈 친구들과 같은 대학생 친구들과 소통하며 그들 사이의 ‘핫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체크한다. 그런 후 라인업을 완성해 섭외에 돌입한다.
섭외는 쉽지는 않다. 연사를 초청할 때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제가 뭐라고’라는 거다. 사람들 앞에서 메시지를 던지는 ‘강연’을 한다는 생각에 많은 유명인 분들이 부담을 느끼시더라. 그리고 이 페스티벌을 ‘행사’로 생각하셔서 거절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이 페스티벌의 취지 등을 전달하는 게 관건이다. 이번 페스티벌에 연사로 나서는 유병재 씨는 직접 우리와 식사를 하며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정치인이 무대에 서기도 한다. 올해는 박원순 서울 시장이 무대에 오른다. 간혹 정치인 초빙에 민감하지 않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회사들은 정치색을 띤 연사들을 섭외할 수 없다. 우주왕먼지 같은 마이크임팩트가 만드는 것이기에 페스티벌 성격에 맞는 연사들을 자유롭게 섭외할 수 있었다. 단지 우려되는 건 (발언의)균형이 안 맞았을 때의 대중의 시선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님은 ‘이번 대선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이미 선언하셨기 때문에 걸릴 것이 없고, 그의 인생 이야기는 대학생들에게는 귀감이 될 만한, 필요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페스티벌에 부합되는 인사라고 생각해 초대를 하게 됐다.
사진제공=마이크임팩트
Q. ‘청춘페스티벌’의 ‘19금’ 스테이지가 매년 화제가 되고 있다. 강연을 보면 굉장히 수위가 센 발언들도 나오는데, 기획자로서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가.
‘19금’ 스테이지가 인기를 많이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19금’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게 된 것도 불과 작년이다. 그래서 우리도 그걸 보고 ‘이거다’ 싶어서 스테이지를 기획하게 됐다.하지만 회사에서 19금 컨텐츠를 찾아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곤 한다. 때로 ‘이런 이야기를 왜 회사에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고.(웃음) 특히 그런 ‘19금’ 이야기를 수위를 조정하며 재미를 이끄는 게 정말 힘들더라. ‘마녀사냥’ 제작진의 노고를 알 것만 같았다.
물론 수위에 대한 걱정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저희는 ‘19금’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더 세게 얘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래서 관련 법규도 찾아봤다. 연예인들의 옷을 벗거나 하면서 노출을 하지 않는 이상 현행범으로 잡혀가지는 않더라.(웃음)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작년에 ‘19금’ 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이 손들고 질문을 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정말 솔직한 발언들이 오히려 관객 쪽에서 나왔다. 그래서 더 활기차게 대화의 핑퐁이 되는 걸 봤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행여나 다른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지만 언제나 우리만 노심초사할 뿐 관객들은 즐거워하고 아무렇지 않아한다. 그래서 ‘19금’답게, ‘솔직함’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Q. ‘청춘페스티벌’의 차별화는 어떤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대중성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페스티벌을 처음 오는 사람들이 우리 페스티벌을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페스티벌계의 비기너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음악 페스티벌이 주로 있다. 음악 페스티벌은 라인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획은 거의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저희는 기획력이 승부수다. 사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도 기획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된 콘텐츠로서의 독특함도 분명 차별화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사진제공=마이크임팩트
Q. 올해 관객들에게 ‘청춘페스티벌’이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는가.
우리는 항상 똑같다. 그냥 정말 ‘놀고 먹고 쉬고 듣자’는 우리의 모토처럼 편안하게 놀고, 먹고, 쉬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정말 재밌었다’고 느끼면 그만이다. 거기에 우리가 준비한 강연을 듣고 각자마다 지금의 삶에서 필요한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더욱 감사한 일이다. 가끔 ‘정말 재밌었다’라든가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갔다’는 감상이 적힌 편지들이 회사로 배달되고는 한다. 그런 걸 보면 기획자로서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올해도 사고 없이, 무사히, ‘청춘페스티벌’을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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