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정보와 메모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실천해 온 오경수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명예회장이 창조적 자기경영 서적 <메모로 나를 경영하라>(출판 상상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에는 30년 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정보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터득한 메모와 정보관리 비법과 함께 14년 간 e-삼성 벤처 기업 시큐아이와 롯데정보통신 CEO를 역임하며 축적한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이어 온 메모 습관이 어떻게 정보와 휴먼 네트워크, 경영과 접목돼 새로운 가치로 변환되고 확장되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메모를 통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메모를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 속에서 정보의 확산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30년 가까이 아침마다 꾸준히 해온 신문 스크랩을 비롯, 여행지에서 관찰한 것, 생활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발견하거나 TV나 책을 보며 메모한 자료와 느낌들을 ‘정보곳간’이란 이름으로 묶어 지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활용해 확산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메모는 아무리 작고 하찮은 것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위대한 발견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또한 메모를 하게 되면 일의 우선순위와 중요도를 판단할 수 있게 되어 복잡한 두뇌를 간편하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메모한 내용의 정리라고 조언한다. 하루 종일 메모를 한 후, 정리하고 버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전달을 부탁받은 내용의 메모라면 전달이 끝났을 때 없애야 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분류 체계에 들어가지 않는 정보를 담고 있는 메모라면 보류라고 이름 붙일만한 공간을 만들어 따로 정리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정보전략 및 정보보안 전문가답게 저자의 메모는 단순히 적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가령 신문을 읽다 좋아하는 시인의 기사가 나오면 그에 대한 과거의 기록물(Database)을 꺼내 조합, 결합, 해석, 분석,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나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감상을 기록하곤 한다. 수없이 많이 생성되는 데이터, 정보들 가운데 필요한 것을 추출하고 새로운 정보와 결합해 또 다른 가치 있는 정보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메모에 있어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인데, 이렇게 창출된 메모가 바로 정보의 원천이다.
메모로 정보의 재활용도 가능해진다.단편적인 사실이나 그냥 흘려 보내버릴 수 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모아서 잘 정리해두면 나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정보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메모는 하나의 정보를 여러 번 사용하도록 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인 동시에, 정보의 재활용을 촉진시키는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메모 습관은 직원들과의 소통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른바 메모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시나 전달 사항이 있을 때마다 메모를 적극 활용했다. 지시사항이 있으면 ‘To. ㅇㅇㅇ‘ 식으로 메모를 해서 직접 전달하고 신문기사 중 업무에 필요한 읽을거리가 있으면 복사해서 해당하는 직원에게 전해주는 식이었다.
처음에는 저자가 직원에게 메모한 내용을 전달하는 일방향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잘 알겠습니다.”또는 “고맙습니다. 참 유익했습니다.”라며 피드백이 오기 시작했다. 임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의 중심에 메모가 자리했다.
경영현장에서 메모가 빛을 발한 것은 월례회의나 전략회의에서 경영 메시지를 전달할 때이다. 주말이면 일주일간의 신문 스크랩을 정리하며 경영 트렌드에 적합한 주제를 골라 메모에 메모를 더해 경영 메시지를 완성한다. 대개는 스탭부서에서 CEO를 대신해 작성하지만 저자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왔다. 관점과 시야가 다른 메시지는 영혼 없는 메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서다. 꾸준한 메모를 통해 완성된 경영 메시지는 직원들에게 큰 자극이면서 실천의지를 굳게 하는 촉매제가 돼왔다. 저자가 14년 간 현장을 직접 뛰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성공한 CEO로 자리매김하게 된 저변에는 바로 메모가 있었다.
저자의 메모습관은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이는 그의 자녀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대대로 전달된 메모 DNA는 Memo is primary requisite to sucess in life (메모는 삶의 성공을 만드는 우선순위)라는 생활철학으로까지 자리잡고 있다.
메모는 인생을 변화시킨다. 꾸준하게 정보와 시간을 관리하는 메모습관이 곧 효율적인 자기경영 비법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메모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저자는 성공적인 인생과 직장생활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메모를 통한 창조적 자기경영법이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되기를 기대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는 1956년 제주도 서귀포시 출생으로 제주제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석사를 마치고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1986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서 정보관리 전략을 담당한 후, 뉴욕주재원, 에스원을 거쳐, 2000년 e-삼성 벤처기업인 시큐아이 대표이사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5년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옮겨 9년간 재임하며, 한국소프트산업협회 회장, 정보처리학회 회장 등의 중책을 맡아 우리나라 ICT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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