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검찰에 윤 부부 통화 음성 제출"…원희룡 인수위 추천도 내가

민주당, 명태균 추가 육성 녹음 파일 공개
권성동 당 사무총장·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임명 배경
원희룡 인수위 인선 과정

명태균 씨가 검찰에 제출한 USB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통화한 육성 녹음이 포함돼 있다고 명 씨 측 법률대리인이 밝혔습니다.

명 씨 법률 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USB에는 김건희 여사가 명 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 잘될 것이니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음성 파일이 담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2022년 6·1 국회의원 창원의창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 하루 전이자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긴 파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즉, 해당 파일 외에도 다른 내용의 녹음 파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남 변호사는 "기억이 오래되긴 했지만, 이외에도 다른 내용의 파일도 1∼2개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에 제출된 USB 외에도 복사본이 존재하지만, 이를 누가 보관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남 변호사는 "명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며 명 씨가 '명태균 사단'을 구별하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명태균 특검에 대해 찬반을 밝히지 않는 사람들이 명태균 사단'이라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추경호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명태균 씨의 추가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파일에는 명 씨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추천했으나, 그 자리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당시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선대위 본부장)가 가로챘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권 원내대표에게 당과 선대위 양쪽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한데, 원 전 장관이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거쳐 대선 경선까지 치른 경험이 있어 준비되어 있으니 그를 해당 자리에 추천하자고 제안합니다.

“원래 권성동이 자리가 내가 ‘당과 선대위 양쪽의 역할을 해야 될 사람이 필요한데, 저쪽(원희룡)에는 지사 출신이고 국회의원도 하고 대선(경선) 나왔으니까 그만큼 준비를 했을 거 아닌가. 원희룡이를 당의 사무총장이면서 선대위에 중책을 앉혀라’ 그래 갖고”

하지만, 이에 권 원내대표가 자신이 '당과 선대위 양쪽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입니다.

“내가 그걸 딱 올렸더니, 그걸 딱 보더니 권성동이가 ‘내가 할게’ 이래 돼가 그 자리에 들어간 거"

민주당에 의하면 실제로 당시 권성동 의원은 당 사무총장 겸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1월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당 사무총장 자리에 권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권 의원은 당연직으로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게 됐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 = 연합뉴스

또한, 명 씨는 안상수 전 창원시장이 원 전 장관의 인수위 합류를 위해 여러 차례 부탁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안상수 의원이 당시 한나라당 대표일 때 원희룡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었다며, 안상수 의원이 지속적으로 원희룡 의원을 인수위 인선에 추천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보고 원 (전) 지사 부탁도 여러 번 했다. 거기(안상수) 당대표 때 사무총장을 원 (전) 지사가 했대”

그러면서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원 전 장관의 인수위 인선 전후 사정을 인지하고 있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신성범도 ‘아니 원희룡이가 (인수위에) 어떻게 들어왔지?’ 신성범이는 알거든. 저번에 내가 추천하고 다 해 갖고”

원 전 장관은 권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던 같은 달,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 자리에 임명됐습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에 올랐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