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일, 작년이 역대 1위…"온실가스 안 줄이면 전례없는 폭염"
국산 잡곡, 폭염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 급감해 가격 '껑충'
국산 잡곡, 폭염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 급감해 가격 '껑충'
작년 여름 긴 열대야는 한 세대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기록적이었으며, 기후변화로 5∼9월 폭염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기상청은 오늘(9일) '폭염백서'를 발간했습니다. 기상청이 폭염이 발생하는 원인과 과거 사례, 미래 전망을 담은 백서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이 주저자를 맡아 작성했습니다.
백서를 보면 1990년대(1991∼2000년)엔 처음 폭염이 발생한 날(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7월 3∼13일이었지만 2010년대(2011∼2020년)에 들어선 6월 27일~7월 6일로 시기가 앞당겨졌습니다. 폭염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날은 1990년대 8월 15∼19일에서 2010년대 8월 15∼22일로 큰 차이가 없거나 약간 늦어졌습니다.
1990년대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1994년 7∼8월 폭염일이 27.5일로 '81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기록적이었는데 불과 24년 후인 2018년(7∼8월 폭염일이 29.5일)에 이를 뛰어넘었다. 작년 7∼8월 폭염일은 각각 4.3일과 16.9일이었습니다.
열대야일은 작년 7∼8월이 20.1일로 역대 1위를 차지했습니다. 1994년과 2018년 7∼8월 열대야일이 16.4일과 16.5일로 35년과 36년 만에 한 번 나올 정도로 많았는데, 작년은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입니다.
백서는 "최근 폭염일과 열대야일이 재현 주기를 단축하며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금세기 말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전역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현재 극심한 폭염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에서 그런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대보름 먹거리 매대 / 사진=연합뉴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의 영향은 이미 우리 식탁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오는 12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국산 오곡과 부럼을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비용이 작년보다 6.2% 올랐습니다.
오곡밥 재료인 국산 잡곡은 생산 면적 감소와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값이 오른 '붉은팥'은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동지를 기점으로 값이 더 뛰었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찹쌀(30%), 수수(15%), 차조(15%) 등 국산 잡곡 시세가 일제히 상승했다"며 "국산 붉은팥은 시세가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산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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