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종 이름의 유래
생김새, 역할, 출신지에 따른 견종 이름
생김새, 역할, 출신지에 따른 견종 이름
세계애견연맹(FCI)이 국제적으로 공인한 견종은 344개에 달한다. 실제로는 800종이 넘는다는 설도 있지만. 수백이 넘는 품종에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나름의 방법이 있었고 우리는 그 이름들에서 견종이 가진 핵심 정보를 알 수 있다.
생김새로 지은 이름
생김새에서 힌트를 얻어 이름 붙인 견종이 있다. 몸매에 비해 다리가 몹시 짧은 웰시 코기는 영국 웨일즈 지명과 ‘난장이’를 뜻하는 웨일스어 ‘corrci’를 붙여 이름을 지었다. 풍성한 털빨로 크고 둥근 머리가 시그니처인 비숑 프리제도 외모와 이름을 연결했다. 프랑스어로 ‘작은 강아지’를 뜻하는 ‘bichon’과 ‘곱슬곱슬한 털’을 의미하는 ‘frise’를 조합한 것. 쭈글쭈글한 얼굴과 처진 눈으로 측은미를 내뿜는 퍼그는 라틴어로 ‘꽉 쥔 주먹’을 의미하는 ‘pugnus’에서 이름을 땄다고 한다.역할에 따른 이름
발재간이 여간 아닌 푸들은 오리를 사냥하던 개로, 독일어 ‘pudeln(물장구치다)’에서 이름을 땄다. 닥스훈트는 오소리 사냥에 대동해 독일어 ‘dachs(오소리)’와 ‘hund(개)’를 붙였으며, 리트리버 역시 사냥감을 회수해 오는 일을 해 ‘retrieve(되찾다)’라는 영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불도그는 말 그대로 황소(bull)를 잡는 개(dog)였다. 13세기 영국은 황소와 개를 싸움 붙이는 경기를 즐겼는데 이때 동원된 개가 불도그인 것. 본디 턱이 발달해 무는 힘이 강하고 소와 싸울 정도였으니 덩치가 꽤 컸지만, 오랜 세월 교배를 통해 짧고 굵은 몸매를 가진 작은 견종으로 다양화되었다. 보더콜리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국경 목장에서 양을 몰았다 하여 ‘border(국경)’과 스코틀랜드 방언 ‘collie(양치기 개)’를 합쳤다. 우리나라에도 있다. 토종개 삽살이는 ‘액운(煞,살)’을 ‘쫓는(揷,삽)’ 개라는 뜻으로, 덥수룩한 얼굴 털을 젖히면 눈매가 매섭고 인상이 날카로워 퇴마견의 위용을 풍긴다고.
출신을 붙인 이름
출신 지역이 이름에 반영된 개도 있다. 치와와는 멕시코 북부에 위치한 치후아후아(Chihuahua) 주의 이름을 땄는데, 19세기 말 미국인이 이곳 상인들에게서 치와와를 사들여 와 ‘치와와’라는 이름으로 품종 등록을 했다. 참지 않는 성격의 대명사 몰티즈는 지중해 섬 몰타(Malta) 출신이며, 사모예드는 시베리아 유목민인 사모예드(Samoyed) 족이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썰매견에 부족 이름을 붙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진돗개는 전라남도 진도가, 풍산개는 함경남도 풍산군이 원산지다.
(사진 언스플래시)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5호 설합본호(25.1.28~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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