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고, 외빈 방문, 정상회담 때마다 윤 정부 '공 흘려'"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질문 수 제한 둔 것 회상하기도
블룸버그 "순방 중 펠로시 만나지 않은 유일한 지도자"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질문 수 제한 둔 것 회상하기도
블룸버그 "순방 중 펠로시 만나지 않은 유일한 지도자"
한국 주재 외신기자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문과 관련한 우리 정부 대응에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즈(FT) 한국 주재 기자 크리스천 데이비스는 지난 일 자신의 SNS를 통해 펠로시 방한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에 있었음에도 펠로시 의장과 면담 대신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며 "국제 관련 사고가 있을 때, 외빈이 올 때, 정상회담이 있을 때, 혹은 외신 기자가 질문을 할 때, 윤 대통령과 그의 팀은 항상 공을 흘린다(fumble the ball, 실수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한국에는 좋지 않은 일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의 이같은 지적은 펠로시 방한 이전부터 문제되어 온 한국 외교 현장에서의 실수를 되짚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외신 기자가 질문을 할 때'라는 문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대통령실이 외신 기자들에게 질문 수를 제한하고 "미국 기자는 미국 대통령에게만 질문하라"며 황당한 요청을 했던 것을 다시금 거론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데이비스는 FT에 송고한 기사에서도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기자의 제목은 '중국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를 냉대했다(snubs)'였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대만을 방문하며 노골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태도를 취해 중국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군사동맹 국가인 한국 대통령이 20년만에 방문한 미 서열 3위 하원의장과 의례적으로라도 면담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동맹을 강조한 정치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의미를 찾으려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FT는 "미 하원의장의 논쟁적인 대만 방문 후 서울이 베이징을 달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썼고, 블룸버그 또한 "윤 대통령은 순방 중 유일하게 펠로시를 만나지 않은 지도자"라고 비판했습니다. FT는 "펠로시의 한국 도착 시간 윤 대통령은 극장을 방문해 배우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며 한국 정부의 이례적인 무관심을 비꼬기도 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