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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물러나라"…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 둔촌주공 파열음
입력 2022-06-09 13:22  | 수정 2022-06-0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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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매경DB]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매경DB]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조합장 해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업단과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와 조합원에게 대규모 손실을 끼친 만큼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9일 둔촌주공조합정상화위원회는 공사재개와 조합 파산방지를 위해 현 조합 집행부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전체 조합원 10분의 1의 해임 발의로 총회를 소집하고, 총회에 전체 조합원의 과반이 참석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조합 집행부 교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상위 관계자는 "당초 정상위는 김현철 조합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하거나 거부할 시 해임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사임 요구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곧바로 해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총회 개최부터 안건 발의까지 길게는 석 달까지 소요되는 점을 참작해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공사재개를 요청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정상위는 시공단에 '공사재개 및 조합파산방지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 협의체에서 새로운 집행부 선출 후 곧바로 공사재개 협의서가 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우선 사업단에 사업비 대출 연장 재보증을 요청하고, 불필요한 분쟁 요소로 꼽혔던 마감재 변경 압박과 단지 외관 특화 등도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상위 관계자는 "정상위는 이미 시공단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다"며 "최근 타워크레인 철수 유예 요청에 시공단이 응하는 등 신뢰 관계도 쌓고 있기에 조합 집행부 교체 및 협의체 구성을 통한 사업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해체라는 강수를 뒀던 시공단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앞서 시공단은 지난 7일부터 공사현장에 설치된 크레인 해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중재 노력과 강동구청 및 조합원들의 요청으로 크레인 해체 작업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시공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공단끼리 협의를 거쳐 오는 7월 초까지 크레인 해체 논의를 연기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며 "빠른 사업 정상화를 통해 조합원들의 손실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사업지 근처에서 영업 중인 소상공인들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건설현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었던 가게들은 벌써 두 달 가까이 수입이 끊긴 상황이다. 주민들의 입주를 기다리며 점포를 미리 계약해 둔 상인들도 준공 일정이 밀리게 되면 인구 유입 시기가 늦춰지는 만큼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날 재건축 현장 인근 카페에서 만난 사장 A씨는 "억대 권리금을 주고 들어와 아르바이트생 하나 없이 직접 가게를 여닫고 있는데 (공사 인력과 장비를) 철수한다고 해서 청천벽력 같았다"며 "조합원들과 상인들의 손해는 도대체 누가 보상해 줄 건지 울화통이 터지지만, 지금이라도 갈등 봉합을 시작하려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백반집을 운영해 왔다는 B씨도 "정말 버티기 힘들다"며 "재건축이 시작되면서 기존 손님들이 이주한 데다가 코로나 사태까지 겹쳤어도 노동자들이 찾아와 줘 장사할 수 있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끊겨서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중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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