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이번 연말이 그리 달갑진 않다. 안 그래도 손님이 오지 않는데다 최근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에 언제 방역지침이 강화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행된 지 한 달 만이다.
30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연말 대목에 매출 증가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는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에도 사실 상황은 그대로다"라며 "손님들은 이미 떠나가서 오질 않는데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왔다고 하니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88만명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다음달에 닭강정 가게를 오픈한다. 위드 코로나에 오픈 시기를 잘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오미크론'이 생겼다"며 "오픈을 앞두고 심란한 마음에 글을 남겨본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들도 "매장 영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오미크론이 발목을 잡나", "연말장사는 물 건너 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지난 4주간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조치 평가를 거쳐 오는 12월 중순 2단계로 방역조치를 완화할 예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만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타격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문 대통령은 백신접종을 강조하며 사실상 3차 접종 완료를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식당·카페의 미접종자 인원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700만명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에 영업제한 조치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1년 8개월 이후 이제 겨우 제대로 장사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은 소상공인들을 또다시 영업제한의 사지로 내몰 수는 없는 일"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내 매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출입자 등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가 지속하여 민생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국가는 총 17개국으로 남아공,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보츠와나, 스웨덴, 스페인, 영국,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이탈리아, 체코, 캐나다, 포르투갈, 호주, 홍콩 등이다.
각국은 입국규제를 강화하고 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8개국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