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네이버 카카오 판교 빌딩 입도선매…입주희망 기업들 둥지찾기 전면전
입력 2021-11-29 17:54  | 수정 2021-11-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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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역세권에 초대형 빌딩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알파돔 6-1 빌딩(왼쪽)은 카카오 계열사 통임대로 입주 계약을 마쳤고, 알파돔타워...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역세권에 초대형 빌딩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알파돔 6-1 빌딩(왼쪽)은 카카오 계열사 통임대로 입주 계약을 마쳤고, 알파돔타워(오른쪽)엔 이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승환 기자]
◆ 전매제한 풀리는 판교밸리 ◆
판교테크노밸리는 2000년 벤처기업협회가 당시 경기도에 제안한 첨단산업복합단지 개발안에서 시작됐다. 1기 신도시가 주거형 위주로 개발되면서 그린벨트였던 판교에 첨단산업을 유치해 직주근접으로 진화시키고, 재무적 여건이 어려운 벤처기업에도 서울 근교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는 2006년 바이오 업체 20여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판교테크노밸리 내 연구용지 1만1041㎡를 3.3㎡(평)당 860만원, 약 288억원에 매입해 단지를 조성했다. 경기도는 임대가 불가능한 일반연구용지는 평당 850만~1000만원대에, 임대가 일부 허용되는 연구지원용지는 평당 1500만원 안팎에 매각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구로 디지털밸리 공장 용지가 평당 400만원, 분당벤처타운은 평당 600만원 수준인데 판교테크노밸리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불평도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초기 미분양·공실 논란도 있었지만 15년이 지난 작년 말 기준 1300개 기업, 약 7만명이 근무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떠올랐다.
그사이 땅값은 10배나 상승했다. 연초 엔씨소프트 컨소시엄은 새 사옥 건립을 위해 판교테크노밸리 주차장 용지 2만5720㎡를 8377억원에 매입했다. 평당 매입가는 1억100만원에 달한다.
10년간 묶였던 전매제한이 풀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기업들의 부동산 매각이 가능해지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특히 이 일대는 0% 공실률로 오피스 부동산의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IT 업계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주축인 IT·게임·바이오 기업들이 10년 동안 크게 성장하면서 현금이 넉넉한 만큼 당장 빌딩 매각에 나서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 기업 대부분이 임직원이 늘면서 확장에 대한 요구가 많고, 일부 기업은 서울 강남, 강북에 지사를 만드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오피스 빌딩 전문 분석 업체인 JLL코리아와 교보리얼코의 올 3분기 오피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판교분당권 공실률은 0.22%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떨어졌다. 대표 오피스권역 공실률이 지역별로 서울 사대문 도심 7.42%, 여의도가 6.93%, 강남 1.36%, 서울 기타 3.43%인 것에 비해 월등히 낮다.
사실 판교테크노밸리는 2010년대 초만 해도 입주 기업이 적어 공실난을 겪었다. 사옥을 분양받은 업체들은 단지별 최대 임대 비율 10~20%를 초과해 외부 기업을 싸게 유치하는 식의 불법·편법 임대까지 발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호황으로 변했다.
판교 입주 기업들은 축소보다는 오피스 확장에 여전히 목이 마른 상태다. 기존 업체 임직원은 늘고 있고, IT 기업의 집적효과를 노린 타 지역 기업의 판교 입주 수요도 높은 탓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삼환공인중개사사무소 주연우 소장은 "판교가 IT 기업의 메카로 주목받으면서 기존 기업의 이탈은 없고 되레 강남에 있던 기업이 판교로 오는 수요가 많아 임대료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공실은 제로로, 빈 오피스가 나오면 당일에 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대기 업체 수요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판교 오피스 시장에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 오피스도 입도선매가 끝났다. 판교역 바로 앞에 지어지는 4만9000평의 알파돔 6-1 용지는 카카오가, 바로 옆 6만평의 알파돔 6-2 용지는 네이버가 완공도 전에 사실상 건물을 통째로 임대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모두 늘어나는 임직원들이 서울 강남, 판교, 분당 일대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판교를 중심으로 계열사를 모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카카오로 대변되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성장과 함께 대형 게임사들의 대박행진도 판교의 오피스난을 부채질했다. 분기당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넥슨, 엔씨소프트는 연간 500명 안팎의 임직원을 채용하면서 본사 건물 외에도 인근 빌딩 오피스를 잠식하고 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없다 보니 IT 기업들이 보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로 진출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성공한 크래프톤은 알파돔에 크래프톤타워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달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를 미래에셋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1조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판교 내 빌딩을 임차하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서는 임직원이 늘면서 서로 '좀 나가라'는 농담 같은 진담도 자주 한다"며 "일부 기업은 서울로 가거나 분당이나 제2판교테크노밸리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 우수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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