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학년 의무선택과목으로 한국어 공식 채택
주독일한국교육원, 업무협약과 한국어수업지원 약속
한류 영향으로 독일 내 한국어 학습 수요↑
주독일한국교육원, 업무협약과 한국어수업지원 약속
한류 영향으로 독일 내 한국어 학습 수요↑
독일의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이 한국어를 처음으로 정규과목으로 채택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4일, 독일 메클렌부르크 포어폼메른주 노이슈트렐리츠시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2021~2022학기부터 한국어를 10학년 의무선택과목으로 채택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국어를 의무선택과목으로 선택하면 주당 2시간 수업을 듣고 성적을 받게 됩니다. 10학년이 한 주 동안 소화하는 수업시간은 총 36시간입니다.
제 1외국어인 영어와 제2외국어인 스페인어, 러시아어, 라틴어, 제 3외국어 스페인어, 고대 그리스어 외에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학교는 지난 2016년 11월 전북외고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017년붜 방과 후 수업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2013년 8월 헤센주 비스바덴 빌헬름 로이쉬너 종합학교에서 5~6학년을 대상으로 한국어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된 적은 있지만,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처음입니다. 김나지움은 1795년 개교해 현재 7~13학년 학생 1천여 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이에 주독일한국교육원은 지난 9일 카롤리눔 김나지움과 업무 협약을 공식적으로 맺고, 한국어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 출신인 헤르만 부들러는 1883년 독일 정부가 무역협정 관련 논의를 위해 한국에 사절단을 보냈을 때 공식 통역관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1884년에는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총영사관에 독일 제국의 최고 책임자로 지냈던 인연이 있습니다.
헨리 테쉬 카롤리눔 김나지우 교장은 "한국은 독일과 아주 멀리 떨어진 나라지만, 이제 영어나 독일어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어를 도입하고, 한국 학생들과 교류했더니 우리 젊은 학생들의 사고방식이나 자세가 훨씬 개방적으로 변했고, 호기심도 많아졌다. 서로를 알아갈수록 미래는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숙 주독일한국교육원장은 한류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독일 내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학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각주 정부와 협의해 한국어가 의무선택과목을 넘어 제3외국어, 아비투어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날 열린 협약식에서는 한국어 정규과목 시범수업도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어를 의무선택과목으로 선택한 학생 18명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인사말과 자신의 이름, 국적, 직업, 거주지를 말하고 쓰고 읽는 법을 배웠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고 밝힌 쥴리와 아멜리, 나브리드는 한국어가 의무선택과목 중 가장 흥미로워 보였다며 "한국어를 배우면 노래 가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들뜬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학생 루카스는 "e스포츠를 즐겨보는데 한국인이 우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도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며 "새로운 것을 배우니까 너무 재밌고, 수업이 잘 짜여있고, 선생님이 학생들 이름을 다 아실 정도로 신경 써 주셔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카롤리눔 김나지움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왔던 고영인 교사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한국요리나 드라마, 케이팝 등을 이용해 수업한다"면서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한국어를 처음 접한 뒤 한국학을 전공으로 삼는 학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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