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흘만에 꼬리 내린 틸러슨…`조건없는 대화` 방침 철회
입력 2017-12-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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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향해 '조건없는 대화' 의사를 밝혔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백악관과 여론의 비판을 받고 사흘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틸러슨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기 전에 북한이 위협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제조건없이 대화하고 싶다던 입장에서 대화가 성사되려면 북한이 상당기간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태도를 바꾼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또 "평양 정권이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는 물론 앞으로 북한의 무모하고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계속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틸러슨 장관이 입장을 번복했다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CNN은 "조건없는 첫 만남 방침에서 후퇴했다"고 했고 CBS는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다던 기존의 발언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명백한 유턴"이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조건없는 대화 방침을 철회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다시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연설문 초안에 '조건없는 대화'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나 실제 연설에서 이 부분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삭제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건없는 대화' 제의에 대해 백악관이 제동을 건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2일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자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며, 일부 언론은 백악관과 국무부의 엇박자를 비판했다. WP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들이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틸러슨 장관이 과거 북·미 대화에서 얻은 교훈을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은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면서 "북한과 소통채널을 계속 열어둘 것이다. 대화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할 경우 어떤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방어를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러시아에 대해서는 북한 노동자 수용 중단 등을 요구하며 대북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오는 18일 '중국은 미국의 경쟁국'이라는 내용을 명시한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국가안보전략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힘에 의한 평화 추구, 무역 불균형 시정, 반이민정책 시행 박차, 대테러전쟁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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