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살인인데 누구는 공개, 누구는 비공개…오락가락 신상공개

【 앵커멘트 】
오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을 살해한 피의자의 첫 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앞서 전해드렸던 대로 '순천 10대 살인사건' 피의자는 신상이 공개됐지만 '일본도 살인사건' 피의자는 공개가 되지 않았는데요.
같은 살인인데 누구는 공개, 누구는 비공개여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손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을 일본도로 살해한 백 모 씨.

첫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유족은 엄벌을 호소하며 신상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앞서 수사기관은 백 씨가 정신질환이 의심되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 인터뷰 :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 "저희 아들은 너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어떻게 할 겁니까? 누가 그 책임을 질 거예요?"

하지만 아파트 흡연장에서 이웃주민을 때려 숨지게 한 최성우와 순천에서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의 신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와 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는 지난 2010년 도입됐는데 판단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경우 정신병력에 의한 범죄를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반면 '진주 방화 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은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 인터뷰 : 장영수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유사한 사건인데 이쪽 위원회에서는 공개하자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비공개로 결정하고….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는 겁니다."

무분별한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개 요건이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 뉴스 손성민입니다. [son.seongmin@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홍영민VJ
영상편집 : 이주호
그 래 픽 : 김지향, 최지훈, 심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