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귀족 과일'로 불리던 한국산 샤인머스캣, 중국서 인기 주춤
입력 2024-09-22 09:48  | 수정 2024-09-22 09:53
샤인머스캣 / 사진=연합뉴스 자료
한국 수출 포도 전체 중 샤인머스캣 비중 91%
전문가 "품질 향상하고 지나친 편중 구조 타파해야"

중국 고소득층이 즐겨 찾던 한국산 샤인머스캣 포도의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샤인머스캣 자체 생산이 늘고 품질도 높아졌기 때문인데, 이로인해 한국산은 경쟁력이 떨어져 입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22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포도는 138만 달러(약18억 4천만 원)어치로 전년(273만 달러)보다 49% 줄었습니다.

한국의 대중 포도 수출액은 2017년까지만 해도 10만 달러가 되지 않았다가 2018년 162만 달러로 1년 새 16배 이상으로 불어난 뒤 2021년 834만 달러(약 111억 원)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포도 수출액이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한국이 수출하는 포도 전체에서 샤인머스캣 비중은 작년 기준 91%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중국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중국산보다 가격이 몇 배 높긴 해도 고품질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등급과 1등급 품질의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면서 한국산은 빠르게 밀려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작년 기준 120만 묘(약 800㎢)로 2013년 대비 60배로 늘었습니다. 한국의 10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중국에서 샤인머스캣은 몇 년 전만 해도 '귀족 과일'로 불리면서 가격이 1근(500g)당 300위안(약 5만 7천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후 최근 10위안(약 1,900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급락했습니다.

업계는 중국의 소비 위축도 한국산 샤인머스캣의 수요가 줄어든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샤인머스캣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에서 작년 3%로 줄었습니다.

다만, 한국의 전체 포도 수출 금액은 2021년 386만 달러에서 2022년 343만 달러로 줄었다가 작년 461만 달러로 다시 늘었습니다.

대만이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홍콩과 베트남을 제치고 한국산 샤인머스캣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대만으로 수출된 한국산 포도는 작년 1,068만 달러(약 143억 원)에 달합니다. 2021년만 해도 51만 달러였으나 2년 만에 20배로 폭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산 포도 수출액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서 24%로 높아졌습니다.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산, 중국산과 경쟁하고 있는데, 가격은 이들 국가의 중간 수준입니다.

샤인머스캣 / 사진=영월군,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샤인머스캣 수출을 확대하려면 품질을 향상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데 목소리를 모읍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도 샤인머스캣 재배가 늘어나면서 당도가 떨어지고 껍질도 질기다는 불만이 많은 상황입니다.

또, 한국산 포도 수출이 샤인머스캣 위주로 편중돼 있다는 점도 개선 과제로 꼽힙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적색계 국산 신품종으로 생산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홍주시들리스와 레드클라랫, 글로리스타, 루비스위트 등의 수출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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