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지식인들 "소요카제 혐오 발언…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식 주변 집회 불허해야"
입력 2024-08-26 11:44  | 수정 2024-08-26 13:11
간토대지진 10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 진혼무 /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혐오 발언 행해질 개연성에 의문의 여지없어"

일본 극우단체 '소요카제'의 작년 집회 발언이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온 가운데 다음 달 1일 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식 장소 주변에서 이 단체가 계획 중인 집회 불허를 촉구하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소요카제는 2017년부터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집회를 열면서 공원 내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철거를 요구하고 추도식을 방해해온 극우 단체입니다.

특히 이 단체가 작년 9월 1일 연 집회에서 나온 "조선에 돌아가라", "너희들은 쓰레기" 등의 발언은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도쿄도의 판단이 이달 2일 내려졌습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대학교수, 변호사, 작가 등 현지 지식인 117명은 간토대지진 추도식이 열릴 내달 1일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 대한 소요카제의 점용 허가를 불허해 줄 것을 도쿄도에 촉구하는 성명을 25일 냈습니다.


성명은 "소요카제의 2019년 집회 발언도 헤이트 스피치로 인정된 바 있다"며 "올해도 혐오 발언이 행해질 개연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성명에 참여한 가토 나오키 작가(논픽션)는 "(소요카제 집회는) 차별 발언을 반복하며 사망자를 모독해왔다"며 집회 불허를 촉구했습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 등 간토 지역을 강타한 규모 7.9의 초강력 지진입니다.

10만 명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 지진 당시에는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한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본에 살던 조선인 수천 명이 일본 자경단원, 경관, 군인에 의해 학살됐습니다.

조선인 학살 희생자는 6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대로 된 진상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100주년인 작년에도 사실 확인이 어렵다면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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