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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김예지 "영화·드라마 촬영"…마음 바꾼 이유는?
입력 2024-08-21 11:13  | 수정 2024-08-21 11:20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김예지가 어제(20일) 전남 나주시 전라남도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25m 권총 여자일반부에 출전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비인기 종목 설움' 사격 홍보대사 자처…"후배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길"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임실군청)가 광고와 영화, 드라마 출연에 나서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어제(20일) 전남 나주의 전라남도국제사격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예지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사격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끌어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예지는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결선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도 그저 자기 할 일을 마친 영화 속 킬러처럼 무심하게 총을 내려놓는 모습으로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엑스 소유주 일론 머스크마저 "따로 연기할 필요가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댓글을 남겼고, 미국 NBC가 선정한 파리 올림픽 10대 화제성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나는 운동선수"라며 액션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했던 김예지는 사격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적극적으로 각종 광고, 드라마, 영화 등에 나서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김예지는 "예능은 물론 게임회사, 미국 기업의 광고 등도 들어온 걸로 안다. 훈련과 경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촬영할 계획이다. (영화와 드라마 등도) 해볼 의향이 있다"며 "사격에 좀 더 대중의 관심을 끌어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운동만으로 기록을 내고 사격을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격 같은 비인기종목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고 해도 '반짝' 인기일 뿐. 시간이 지나면 내 이름은 잊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방송 활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사격 선수'라는 게 계속 인식되고, '사격 꼬리표'가 붙는다면 사격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봤습니다.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김예지가 어제(20일) 전남 나주시 전라남도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25m 권총 여자일반부에 출전해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예지는 내일(22일) 예정된 대회 10m 공기권총 경기를 마친 뒤 일정으로 "23일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화보를 촬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광고 촬영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예지는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드러내며 "인기종목이 누리는 걸 우리는 받지 못했다.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광고·영화 촬영에 대해 일각에서 쓴소리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예지는 "내가 쏜 거니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변명할 생각은 없다"며 "그냥 내가 더 잘 쏘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사격 선수로서의 본업도 충실하겠다며 "1년 뒤엔 세계선수권이 있고, 2년 뒤엔 아시안게임이 있다. 4년 뒤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내 목표는 매번 나를 뛰어 넘는 것"이라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총을 잡을 땐 시크(Chic)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의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는 밝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 '반전 매력'을 뽐내는 데 대해선 "이게 내 모습이라서 매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면서도 "많은 분들이 매력이라고 해주신다면 매력이겠죠? 저 되게 매력 있는 사람인가 봐요?"라며 주변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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