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문계 최상위권, 서울대 포기하고 의대·한의대 간다
입력 2024-08-18 09:43  | 수정 2024-08-18 10:19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 전문 홍보문 붙어 있는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수능 전과목 평균 1등급 최상위 인문계 학생 343명 중 55명 의학계열 진학
서울대 인문계열 29명 등록 포기…"의대·한의대 등 진학 추정"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전 과목 평균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 중 16%가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29명 대부분이 의대, 한의대로 진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18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4학년도 대학 학과별 합격점수를 분석한 결과,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이 전과목 평균 1등급(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 96점 이상)인 인문계열 학생은 총 343명입니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 343명 중 16.0%인 55명이 의대(8명·2.3%)와 한의대(47명·13.7%)에 각각 진학했습니다. 나머지 288명(84.0%)은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의학계열은 이화여대 의예과(8명) 외에는 모두 한의예과로 진학했습니다. 상의대 한의예과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경희대 한의예과 13명, 대구한의대 한의예과 10명, 원광대 한의예과 5명, 동국대 한의예과(WISE캠퍼스) 4명이었습니다. 이들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 학생을 따로 선발합니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인문계열 합격자 중 29명이 등록을 포기해 추가모집을 실시했다. 추가합격자는 경제학부가 9명으로 가장 많고 인문계열 8명, 경영대학 3명, 심리학과 2명, 정치외교학부 1명, 국어교육과 1명입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29명 중 대다수는 의대, 한의대에 중복으로 합격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합격선을 보면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98.5점)와 경제학부(98.1점) 사회교육과(98.0점) 정치외교학부(97.9점) 사회학과(97.8점)가 상지대 한의예과(97.6점)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에 진학한 학생도 실제로는 이과 학생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대 정시모집 최초합격자 중 수능에서 수학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인문대학 52.0%, 사회과학대학 63.8%, 경영대학 55.4%, 생활과학대학 70.6%에 달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학생이 서울대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하고 다른 대학 의대, 한의대 등에 중복 합격하면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 통합수능 체제가 유지되는 2027학년도 대입까지 이런 패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문·이과가 완전히 통합되는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 점수 최상위권 학과는 문·이과 모두 자연계열 학생으로 채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문과를 목표로 했던 학생도 수능 최상위권대에서는 의학계열 선호 현상이 더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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