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블랙요원 흑금성 "나도 모르는 남한 정보, 북한은 알고 있었다" [형오살롱 25화]
입력 2024-08-07 08:17  | 수정 2024-08-07 08:40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인터뷰 인용 보도시 MBN 유튜브 '지하세계-형오살롱'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MBN에 있습니다.

진행: 김형오 MBN 앵커
출연: 박채서 전 대한민국 공작원 (일명 ‘흑금성)

[전문]
○ 앵커> 지금 그 이후로도 남북 관계 많이 변했는데 여전히 지금도 블랙요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나요?

● 박채서> 당연히 있지 않겠습니까? 그전보다 이제 좋아졌겠죠. 지금은 이제 또 힘들 거 아니겠습니까? 왕래가 안 되니까 거의 안 되니까. 그 당시 제가 할 때 90년 대만 해도 우리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북한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주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었어요. 북한하고 같이 하는 합작 사업을 해서 그렇게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걸 우리는 활용 한 거죠. 뚫은 것이고. 북한 자체에 들어간 게 특별한 경우 아니면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 앵커> 최근 블랙요원의 리스트가 지금 한 군무원에 의해서 오픈이 됐는데 그 사태는 어떻게 보셨어요?

● 박채서> 그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 아니겠어요? 그 조직이.


○ 앵커> 그럼 그분들의 신분이 굉장히 위험해지는 거잖아요?

● 박채서> 위험할 게 뭐 있어요?

○ 앵커> 자기 신분이 드러나도 블랙요원이었던 게 드러나도?

● 박채서> 저는 이제 정보사에서 근무했고 국정원에도 근무 했잖아요? 국정원만 하더라도 어느 한 사람이 블랙요원들, 공작원의 신분이라던가 또 공작 그 업무라던가 조직이라던가 이것을 독점할 수 없게 만들어 놔있어요. 철저하게 차단 고 보안 돼있단 말이에요. 근데 거기는 그렇치 못 해요. 신분 가장도 안 되고 국정원은 신분까지 다 바꿔버리잖아요. 그런데도 들통이 난단 말이에요. 근데 여기는 장교 신분으로 가서 장교 해외에 나가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더군다나, 해외 장교가 해외에서 공작 활동을 했다? 이거는 엄연히 불법이에요. 그건 뭐 그 상대국이라도 할 말이 없는 거에요. 근데 이제 관리 시스템이 지금도 안 바뀐 건, 그 당시 보니까 일반 사병들이 그걸 컴퓨터를 취급하고 있고 정리하고 있고 거기에 관여하고 있고 또 어느 한 부서에서 독점하고 있고 다 하고 있고 이러다 보니까, 그 컴퓨터가 편리는 하되, 보안에는 엄청 취약한 거거든요. 어디든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 대비를 못한 결과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 당시 제가 현직에서 근무할 때 보면 참 아이러니한 것이 국내 사정을 여기서 알려면 힘들어요. 대우 그룹이나 삼성 그룹의 내부 문제가 뭐가 있어가지고 우리가 알고 싶잖아요? 그거 얼마나 기업도 자체 보안이 강합니까? 모르는 상황 많잖아요. 북한에다 물어보면 다 알아. 북한 애들한테 물어보면 답이 나와요. 답이 나와요.

○ 앵커> 북한도 우리 내부에 그러니까, 지금 남한 내부에 또는 우리 기업이나 우리 기관에 블랙요원들이 엄청 있다?

● 박채서> 엄청 많다고 봐야되는 거죠.

○ 앵커> 그걸 우리는 흔히 간첩이라 부르잖아요?

● 박채서> 그렇죠. 고첩. 고정간첩.

○ 앵커> 고정간첩. 아, 북한의 블랙요원들이 남한에서 엄청 활동하고 있다?

● 박채서> 더군다나, 이걸 우리가 명심해야 될 것 같아요. 햇볕정책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포용정책 같은 맥락이거든요? 그 10년 과정에서 우리가 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한 2만 명 정도 돼요. 북에서 우리를 다녀간 사람도 그 정도 돼요. 거의. 그러니까, 그것이 음과 양이 있지만, 뭐 퍼주기라는 말도 있어요. 근데 북한이 그래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던 건 분명하고 그때부터 대량 탈북 사태가 벌어진 거 아니겠습니까? 그때부터. 그 전에는 간헐적으로 왔어요. 근데 햇볕정책, 포용정책을 통하면서 북한에 대량 탈북이 벌어지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자, 그러면은 그전에는 여기에 들어오기 위해서 뭐 배를 타고 몰래 들어오고 해외 통과해서 들어오고 밤에 어렵게.

○ 앵커> 동남아, 베트남, 태국을 통해서 들어오고.

● 박채서> 예. 그렇게 들어오고 했는데 지금이야 뭐 들어오기만 하면 다 받아주니까 북한의 정보 당국자들이 가만히 있겠어요? 그 후기를? 과연 현재 지금 한 4만 명 정도 우리 남쪽으로 탈북 했는데 그 중에서 위장탈북자가 몇 명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게 정부당국에서는 가장 골칫거리거든요. 그게 표시가 없어요. 근데 반대로 우리가 그런 상황이 있어요. 북에 막 갈 수 있는. 그럼 우리 국정원이라던가 정보사라던가 대북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호기겠냐고요.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럼 가서 여기 어떤 임무 수행하는데 가만히 있단 말이에요. 그 자기 분야에서만 있으니까. 필요에 따라서 지시받고 그 사람들이 임무를 받고 움직일 거란 말이에요? 대략 30% 정도는 위장탈북으로 본다면 그런 그 탈북자들을 통해서 한 만 명 정도 이상이 최소한 만 명 정도 이상이 여기 한국에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되는 건데 저는 그 중에도 그 수많은 고첩(고정간첩)들이 대한민국에 있다. 정부당국에서 항상 수시로 발표 했잖아요? 왜냐? 그 증인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북으로 날아가는 전파라던가 여러 가지 징조로 봤을 때 그 정도 된다고 했던 건데 더구나, 이게 자유롭게 한국을 들어올 수 있다? 얼마나 좋겠어요. 얼마나 좋은 기회에요.

○ 앵커> 북한의 블랙요원들 고정간첩, 고첩들이 활동하기 참 좋은 환경이다?

● 박채서> 좋은 무대죠. 반대로 우리는 못 간단 말이에요. 가라고 해도 가서 살겠어요? 아무리 북한을 신봉하고 위대한 수령님 뭐 김정일, 김일성이라며요. ‘위수(위대한 수령)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가서 살으라면 살겠냐고요. 저는 그랬어요. 그 당시 90년대 중반이니까 1억이라는 돈은 무지하게 큰 돈이었거든요.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이 18평 짜리가 5천만 원 대니까. 나는 한 달에 1억 줘도 나는 안 산다고 그랬어요.

○ 앵커> 북한에 가서?

● 박채서> 예. 나 1억 줘도, 한 달에 1억씩 줘도 난 북한에서 안 산다. 못 살아요. 갈 수가 없어요. 또 실제 한다고 하더라도 가서 지금 일 안 되잖아요? 반대로 되버리는 거에요.

○ 앵커> 너무 영화 같은 얘기긴 한데, 선생님도 고초를 좀 겪으셨는데, 이제 블랙요원으로 상대의 적국으로 상대국으로 가서 활동을 하다가 상대국에서 또 포섭이 돼서 이중간첩 또는 이중 스파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영화에서도 많이 하고. 그런 경우도 좀 많이 있어요?

● 박채서> 많이 있겠죠. 세계 2차 대전때 ‘조르게 사람이 원래 독일 사람이에요. 고향이 독일이에요. 국적이. 근데 이 사람이 공산주의를 신봉해가지고 이쪽에 넘어왔다가 소련으로. 소련에서 공산주의 공작원 교육을 받고 다시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독일 신분으로 독일 국민기자 신분으로 활동을 해요. 그래서 소련이 독일-소련전에서 이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그래서 독일은 자기 요원인 줄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 예가 좀 많이 있죠. 근래 와서는 이제 물질 만능주의다 보니까, 돈에 넘어가서…

○ 앵커> 우리 남한의 블랙요원이 북측에 의해서 다시 또 재포섭되는 경우가 있다? 북한이 돈을 더 많이 준다면?

● 박채서> 그럴 경우가 최악의 상태가 되는 거죠. 대남 공작 부서 북한에서 대남 공작 부서들의 제일 끗발 센 데가 노동당. 노동당 중앙당이 직접 운영하는 조사부에요. 조사부가 끗발이 제일 좋아요. 근데 그 당시 이제 그 중국 측에 처음 책임자였던 사람이 저한테 제의가 들어왔어요. '당신, 대내 공작 방첩하는 보위부와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들이랑 해야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

○ 앵커> 아, 보위부 상대하지 말고 우리 조사부. 노동당 직속 조사부랑 해라?

● 박채서> 그때 저한테 제시한 게 100만 달러였어요. 현금 100만 달러 주겠다고 했어요. 95년 도에. 엄청나게 큰 돈이거든요. 순간적으로 이제 두 가지를 판단했죠. 진짜 그럴 수 있고 얘들이. 당겼을 수도 있고 두 번째는 시험할 수 있는 거다. 그 전에 내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그런데 왜 그런 조사부나 작전부나 이런 데 안 하고 대내 방첩을 주로 하는 보위부와 했을까? 왜냐하면, 제가 북한에 들어가서 움직일 수 있는 부대가 북한이란 말이에요? 그 해외 정보기관은 나하고 큰 관계없는 거야. 도움이 안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북한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기관하고 이게 파트너가 돼야지, 내가 북한을 마음대로 활동할 수가 있지, 그래서 보위부를 선택한 거예요. 보위부하고. 그래서 내가 미심쩍어서 그랬죠. 보위부 그 담당 책임자한테 당신들 장난하는 거냐. 왜 나를 놓고 그런 시험을 하느냐 말이야. 일부러 넘겨짚고 그랬어요. 당신 그런 식으로 하면 나 안 한다, 버텼어요. 일부러. 나중에 이제 그런 거 조차도 저는 계산을 했던 거죠. 그래서 계속 보위부하고 일하게 된 거죠.

[제작]
PD : 김경중, 김수영, 백빈, 김은, 정윤조, 김윤찬
작가 : 신검지
그래픽 : 양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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