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명보 오늘 저녁 입장 발표...연이은 폭로에 축구협회 '시끌'
입력 2024-07-10 15:48  | 수정 2024-07-10 16:01
이영표 / 사진=KBS 유튜브 캡처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선임된 가운데, 홍 감독이 오늘(10일) 오후 입장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현재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와 경기를 치르는데, 사실상 홍 감독이 지휘할 마지막 경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의 홍 감독 선임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협회를 향한 날 선 비판의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하는 이임생 / 사진=연합뉴스

새 감독을 뽑는 데 5개월이나 걸리고, 두 차례나 임시 감독 체제로 A매치를 치르게 한 건 변명이 불가능한 실책입니다.

특히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던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을 3월 A매치 때 대표팀 임시 감독 자리에 앉힌 건 '최악의 수'였습니다.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올림픽 본선 실패 뒤에도 위원장직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더니 대표팀 감독 선임 막바지 단계에서 사퇴 이유도 밝히지 않고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여론의 중심에 선 인물은 전력강화위에 위원으로 참여한 박주호 해설위원이었습니다.

박주호 위원은 홍명보 감독 내정 발표 다음날인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력강화위원 사퇴하겠습니다'라는 섬네일을 단 영상을 올리고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폭로했습니다. 그는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면서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설명과 전력강화위원회 논의 과정을 잘 아는 외부인들에 따르면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적어도 '절차적 문제'는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 마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 사진=연합뉴스

위원장 공석 상황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대신 선임 작업을 이어간 것을 문제 삼을 수 있겠으나 위원들은 이 이사가 최종 후보를 정해도 된다고 '동의'했고, 박주호 위원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5명의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 참여했으며, 이임생 이사가 최종 후보를 정하는 것에 위임했습니다.

축구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비밀유지 서약'을 했으면서도 이를 어겼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그가 개인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것에 대해서도 '영리 목적' 아니었겠냐며 문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어제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JTBC와 KBS에 잇달아 출연해 축구협회를 비판했습니다.

이영표 위원은 홍 감독 선임에 대해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을 한 후 발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고 말했습니다.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박주호 위원과 같은 취지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한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며 뜬금없는 '자아비판'을 했습니다.

이영표 위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내 축구협회의 사정을 잘 압니다. 그는 축구협회 부회장 시절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업무 조율을 무난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2023년 4월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및 번복 사건' 때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면 결정이 내려진 이사회에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그는 여론이 악화하자 젊은 축구인 이사 2명과 함께 '가장 먼저' 사임했습니다.
박주호 / 사진=박주호 유튜브 캡처

이제 홍명보 감독이 입을 열 차례입니다.

이날 울산은 광주FC와 경기를 치릅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은 라커룸에서 양 팀 감독과 비공식적인 만남을 갖는 게 K리그 관례로,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다시 취재진 앞에 앉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어떤 말을 해도 또 한 번 '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경기에는 48명의 기자가 취재신청을 했습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어지간한 A매치 취재진 규모를 뛰어넘는 숫자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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