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시간 만에 오는 광역 버스, 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입력 2024-07-08 11:23  | 수정 2024-07-08 11:24
광역버스 고장 안내문 / 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인천시민 광역버스 만족 10명 중 2명 꼴…준공영제 해결책 될까
인천에서 출퇴근 시간대 광역 버스 운행 횟수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 눈높이를 충족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 청라에서 서울 강남 반도체 회사로 출퇴근하는 40대 이모 씨는 최근 광역급행버스(M6458) 개통 소식을 듣고 기뻐하다가 금세 실망감에 휩싸였습니다.

원래는 청라∼강남 신규 노선에 광역버스 10대가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차량 출고 지연 여파에 따라 실제로 투입된 버스는 2대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8대는 연내에 순차적으로 투입 예정이고, 심지어 운행 중인 2대 중 1대는 개통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8시께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에서 제한 높이 3m를 어기고 주행하다가 차체 위쪽이 파손돼 운행을 멈췄습니다.

이 때문에 이 노선에는 광역버스 1대가 홀로 운행 중인데 오전 5시 30분 첫차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10시 10분에 있어 4시간 40분이나 기다려야 합니다.


다른 대안으로 청라와 강남을 잇는 9300번 좌석버스가 있지만, 계양·부평·부천을 경유하며 소요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지하철은 3차례 환승을 해야 합니다. 이 씨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자차를 이용해 왕복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길거리에 쏟으며 출퇴근길을 오가고 있습니다.

이 씨는 오늘(8일) "출근길 버스가 새벽에 하나 있고 다음 버스는 4시간 뒤에나 있어서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다"며 "비슷한 처지의 주민들과 증차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청라 주민인 누리꾼들은 "10대 운영한다면서 정작 1대라니...실망이다", "좋다 말았네", "배차 간격이 4시간이면 버스를 타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서울이랑 가장 가까운 도시인데, 멀게 느껴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시민 2천 명을 대상으로 광역버스 이용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비율은 28.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청라·검단·루원시티 등 신규 택지 구역이 많은 서구의 경우 만족 비율이 25.5%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불만족은 40.3%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천시는 광역버스의 안정적인 운행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연내에 준공영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는 현재 시행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처럼 광역버스 업체에도 운영 적자 분을 보전해주면 업체의 인건비·유류비 확충 등 경영 안정화를 도와 광역 노선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기사의 임금 격차도 현재보다는 완화돼 광역버스의 서비스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천 시내버스 운전기사 월평균 임금은 간선 노선 기준 497만 원으로, 광역버스 평균 임금인 340만 원보다 157만 원 높았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광역버스 준공영제에 대해 현재 임금 보전 등 세부 내용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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