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끈·끈·이③]본대로 따라서…청소년 죽음의 아고라가 된 온라인
입력 2024-07-05 19:01  | 수정 2024-07-05 19:36
【 앵커멘트 】
끈질기게 희망을 품고, 삶의 끈을 이어가자. MBN 자살 예방 연중기획, 이제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바로 자살입니다.
청소년은 자살 유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활동에 익숙해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직장인 A씨는 지난해 고등학생 딸을 떠나 보냈습니다.

딸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 남성과 죽음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댓글로 대화를 나누고 얼마 안 가 세상을 등졌습니다.

▶ 인터뷰 : A씨 / 유가족
- "콕 집어서 방법을 알려준 거예요. 익명을 앞세워서 서로 대면해서는 하지 못할 행동을 거기서는 그냥 해버리는…."

2019년 자살 유발 정보를 유포하면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됐습니다.


남성도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보 유통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누리꾼이 많고, 처벌받는 사례도 극히 드뭅니다.

▶ 인터뷰 : A씨 / 유가족
- "위법을 했고 그걸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하는 거죠."

온라인에 어떤 게시물에 올라오고 있는지 SNS자살예방감시단과 함께 살펴봤습니다.

자신을 중학교 1학년이라고 소개하며 고통을 토로하는 글이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유규진 / SNS자살예방감시단 단장
- "일단 4학년부터 이제는 발생하고 있는 추세인데, 초6, 중학교 1학년 이 사이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많은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유규진 / SNS자살예방감시단 단장
- "새벽 2시에 OO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위로 좀 해달라 그렇게 글을 올리는 아이도 있고."

전문가들은 청소년이 온라인에 글을 올리면 상담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죽고 싶다는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의 한편에는 분명히 살고 싶다는 외침이 있습니다. 이런 소리가 무시되지 않고 누군가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만들 수 있다면…."

청소년 가운데 죽음을 고민해봤다는 비율은 14%, 심각성을 인정하고 사회가 나서 위험에 처한 청소년을 구해야 합니다.

▶ 인터뷰 : A씨 / 유가족
- "대한민국에 저처럼 자식이나 가족을 잃고 고통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이성민 기자, 백성운 VJ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정민정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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