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천시가 어디?" "왜 구두로 애를 때리냐"...어린이집 교사의 한탄
입력 2024-07-02 16:02  | 수정 2024-07-02 16: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어린이집 교사가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지난 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새 아이 부모들 너무 멍청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9년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런데다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며 호소했습니다.

A씨는 9년 전보다 학부모에게 공지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됐다며 "'보통 무엇을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고 했습니다.


또 "우천시 OO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에 있는 OO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묻는 분도 있다"며 "섭취·급여·일괄 같은 말조차 뜻을 모르고 연락해서 묻는 분들이 예전에는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며 "최대한 쉬운말로 풀어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중식'이 중국음식인 줄 아는 부모도 있다", "나도 어린이집하면서 학부모한테 아이가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구두 경고' 했다고 하니까, '왜 구두로 애를 때리냐'고 화를 내더라. 어처구니가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해력 저하 문제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기기에 길들어 글 읽기 자체를 꺼려하면서 심화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1천1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70점대(C등급)에 불과하다"고 답했습니다.

문해력 수준이 낮은 이유로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익숙해서(73%)',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를 꼽았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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