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기자M] 88년 만에 문 닫는 최대 탄광…폐광지역 어떻게
입력 2024-06-26 19:01  | 수정 2024-06-26 19:50
경제기자M 최윤영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이었던 석탄산업, 이제 끝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한때 360여 개의 탄광, 6만여 명의 광부가 있었지만, 석탄수요 감소와 안전, 환경 문제로 지난 1989년 석탄 합리화정책이 추진됐고 이후 문을 닫으면서 이제 3곳만 남았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탄광인 태백 장성광업소는 이달 말 폐광하고 내년에는 석탄공사의 마지막 탄광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습니다.

함께 가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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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장성광업소입니다.

1936년 개광 이후 석탄 9,440만 톤을 생산해 낸 곳입니다.


지금은 폐광 준비가 마무리된 모습, 다소 을씨년스럽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온 광차, 레일 등 고철들이 쌓여 있고, 땀과 탄가루로 범벅이 됐던 장화는 캐비닛 속에, 이미 석탄 채굴이 끝난 캄캄한 갱도는 사람 하나 없이 고요한 적막이 흐릅니다.

이곳에서 청춘을 바친 광부들은 섭섭함도 잠시,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 인터뷰 : 김영문 / 광부
- "자부심 있죠. 마지막까지 끝까지 남았고…. 직장을 잃었잖아요.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 먹고살 게 없어지잖아요. 그리고 여기 일할 수 있는 데도 없고. 당장 내일이 걱정되는…."

내년 폐광 예정인 삼척 도계광업소로 가봤습니다.

지금도 채탄을 하고는 있지만, 남은 시간은 1년입니다.

▶ 인터뷰 : 김도진 / 광부
- "40년 했어요. 많이 섭섭하죠. 더 시키면 할 수 있는 그런 용기는 있어요 사실은. 기술이라곤 이 광산뿐이 없어요. 마음이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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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이 예정돼 있다 보니 탄광지역 경제는 이미 활기를 잃었습니다.

1980년대 태백시 인구는 12만 명을 넘었지만, 지금은 3만 명. 상권은 무너졌고 집들은 비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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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 중심 시장입니다.

한때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던 이곳은 지금 사람이 확 줄었습니다.

▶ 인터뷰 : 박옥남 / 과일가게 상인
- "폐광되고 이러니 사람들이 하나도 안 다녀요. 이사를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우리는 그런 건 모르고 떠났다고 봐야지. 가게 차려놓고 이런 사람들 전부 다 힘들어요."

광부 아파트로 불리는 탄광 사택은 빈집 투성이입니다.

▶ 인터뷰 : 정세교 / 광부아파트 입주민
- "옛날에는 다 찼지. 없었지. 지금은 안 사는 집이 많아요. 3층 이상은 몇 집 안 돼. 다 비어 있어. 반도 안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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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광업소 폐광으로 경제적 피해 예상 손실액은 3조 3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지자체와 광업공사가 대책을 준비 중이긴 합니다

과거 300여 개가 넘던 폐광지역들 지금 모습은 어떨까요. 묻히고 사라진 곳들 속 일부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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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의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곳.

대규모 관광 리조트 단지를 둘러싸고 만들어진 트레킹 길은 과거 석탄을 나르던 철길이었고, 갱도 입구와 광부 아내들이 무사고를 기원하던 도롱뇽이 살던 연못은 멋진 포토 존이 됐습니다.

2004년 문을 닫은 민영탄광지도 체험형 공원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 인터뷰 : 김남훈 / 탄광공원 조성사업 담당자
- "석탄을 모르는 세대들한테 광업소에서 쓰던 유물들을 전시하는 전시관과 실제 갱도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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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대한민국의 석탄시대는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폐광으로 지역경제가 붕괴되지 않도록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때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입니다.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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