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리튬 1차 전지 화재, 어떻게 꺼야 하나
입력 2024-06-25 19:02  | 수정 2024-06-25 19:14
【 앵커멘트 】
이번 사고는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됐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는지, 사회정책부 강세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강 기자, 왜 작업자들이 대피하지 못 했던 건가요?

【 기자 】
네, 사망자 대부분은 작업장 구석에서 발견됐습니다.

공장 내부 구조를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불은 작업장과 계단 사이에 전지를 쌓아둔 곳에서 발생했는데요.

계단으로 가려면 발화지점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이 화염에 휩싸여 있어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2 】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창문이 없었나요? 같은 2층에서 창문을 깨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네 그건 다행히 창문이 있는 사무실 쪽 근무자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폭발이 시작되면서 1층 근무자들이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모습 보실 수 있을텐데요.

시신이 가장 많이 발견된 포장 검수 작업장 주변에도 창문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창문이 좁은 탓에 이 창문을 깨고 탈출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연기도 탈출을 막았을 거 같은데요.

【 기자 】
보통 불이 나면 연기가 천장부터 차곡차곡 쌓여 아래로 내려옵니다.

하지만 전지 화재는 좀 다릅니다.

연막탄을 터트린 것처럼 순식간에 연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 공간을 뒤덮는데요.

전해액이 공기 중의 수분과 접촉해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전해질이 산화되면서 나타나는 일이에요. 수분하고 반응하면 하얀 연기가 나고 염화수소 기체가 나오게 되죠."


【 질문4 】
공장에서 어떤 전지를 만들었기에 진화 작업에애를 먹은 건가요?

【 기자 】
공장에서 만든 건 리튬 1차 전지인데요.

그중에서 리튬 염화싸이오닐 전지가 주력이라고 홈페이지에서 홍보하고 있는데, 군대에서 많이 쓰입니다.

가정에서 쓰는 알카라인 전지와 생긴 건 비슷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외부에서 오랫동안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질문5 】
오래 가는 건 좋은데, 불이 나면 위험한 거죠?

【 기자 】
노트북 등에 쓰이는 건 2차 전지죠.

이 리튬 이온 배터리엔 고체 리튬이 없어 물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반면, 불이 난 공장에서 만든 건 고체 리튬을 사용한 1차 전지인데요.

고체 리튬이 물에 닿으면 폭발성이 가진 수소가 나옵니다.

그래서 소방당국도 리튬이 자체적으로 다 탄 다음에 물을 뿌렸습니다.

▶ 인터뷰 : 김진영 / 경기 화성소방서 화재예방대응과장
- "건물 내의 리튬배터리가 어느 정도 다 자체적으로 소화된 다음에 본격적으로 진화 작업을 이루고…."


【 질문6 】
그럼 1차 전지 화재는 어떻게 끄면 좋을까요?

【 기자 】
제가 해외에서 판매되는 리튬 염화싸이오닐 배터리 전지의 안내서를 확인해봤습니다.

이 안내서에는 전지에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끄면 되는지 설명돼 있는데요.

한 안내서는 불이 난 초기에 차가운 물을 뿌려 온도는 낮추는 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는 절대로 물을 쓰면 안 된다고 표기했습니다.

같은 종류의 전지에도 진화법을 각각 다르게 설명한 겁니다.


【 질문7 】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는데요?

【 기자 】
네, 전기차 배터리 화재도 문제가 되며 여러 가지 소화 방법이 개발됐죠.

아직 리튬 1차 전지 화재의 진화법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게 사실인데요.

마른 모래로 진화하는 방법도 거론되긴 하지만, 불이 난 곳에 정확히 뿌리는 게 어려워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화재 초기 물로 진화하는 방식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효과적인 소화용액 개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 강세현 기자 / accent@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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