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어느 병원 가야 하느냐"...집단휴진 대란 없었지만 불만 고조

집단휴진을 강행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늘(18일) 오후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다행히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반복되는 휴진에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전북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평소에도 진료가 어려운 소아청소년과의 휴진 소식에 아쉽다는 성토가 쏟아졌습니다.

누리꾼들은 "아프면 대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느냐"며 "불편함은 모두 환자 몫"이라고 답답해했습니다.

또 '의사 휴진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는 한 의사의 언론 기고 글을 공유하거나, '휴진하는 병원들을 공유해 앞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불매운동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30대 황모 씨는 "모든 병원이 휴진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평소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으면 진료를 보는 데 불편하다. 어서 이 긴 갈등이 끝났으면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울산대병원 복도에서 만난 유방암 환자 김모(60)씨는 "다행히 검사는 받을 수 있었지만, 진단 선생님(의사)이 근무해야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와야 하는 입장에서는 휴진 소식이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혈관 스텐트 시술 관련 검사를 위해 심장내과를 방문한 70대 이모씨도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급하고 중한데 의료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불안함을 넘어서 쏟아지는 휴진 뉴스에 피곤하다"고 했습니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환자가 몰리는 한 소아과 병원이 휴진하자 지역 맘카페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소아과 의원에서 십수명의 접수 대기가 생기는 등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환자단체와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는 이날도 의사들의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에서 "의료인이자 교육자들인 이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불법행동을 하는 의사들을 법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0일 의원 등 3만6천여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이날 오전 개원의 등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의료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현장점검과 채증을 거쳐 의료법에 따른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하는 한편, 일방적인 진료 취소에 대해 고발할 계획입니다.

교육부는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교에 공문을 보내 "집단 행위의 금지 의무를 위반한 자는 비위의 정도 및 과실 경중에 따라 징계 등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소속 대학 교원의 복무 관리에 철저를 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알렸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