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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자. 후회하지 말고"…김연경, 6천여명 앞에서 태극마크와 작별
입력 2024-06-08 16:21  | 수정 2024-06-08 16:28
'팀 대한민국' 김연경이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퇴경기 13득점 승리
유재석 등 직관하기도


김연경(36·흥국생명)이 선수 생활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팀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김연경은 오늘(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경기'에서 13득점을 기록하며 팀 대한민국은 70-60으로 '팀 코리아'를 이겼습니다.

김연경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이 지나서야 은퇴 경기를 열었습니다.

공식 국가대표 경기는 아니었지만, 김연경의 왼쪽 가슴 위에는 엄연히 태극마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내일(9일) 열리는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 유니폼에는 국적 구별을 위한 태극마크가 등 뒤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이 이끄는 팀 대한민국이 절친 양효진(현대건설)의 팀 코리아와 맞붙는 방식으로 치러졌습니다. 3세트에 걸쳐 누적 70점을 획득하는 팀이 최종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벤트 경기이기에 전반적으로 웃음이 흐르는 가벼운 분위기였지만,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은 때때로 승부사 기질이 발동하는 듯 진지한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팀 대한민국' 김연경이 서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연경은 몸을 사리지 않고 디그에 나서거나 강타와 연타를 섞어가며 공격했습니다. 2세트 서브 에이스를 성공한 뒤엔 양팔을 번쩍 들어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팀 대한민국은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한송이(은퇴), 황연주(현대건설)가 중심을 잡았습니다.

반면 팀 코리아는 주장 양효진이 손가락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진 데다 김희진(IBK기업은행)도 몸 상태가 100%가 아닌 듯 대부분 벤치를 지켰습니다.

11-5에서 강스파이크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12-6에선 시간차 공격으로 상대 코트에 공을 꽂아 넣었습니다.

보다 못한 양효진은 15-21에서 팔다리 보호대도 없이 후위 수비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미들 블로커로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었습니다.

팀 대한민국이 25-16으로 앞선 채 1세트가 끝났습니다.

2세트는 팀 코리아가 분발하면서 한 점 차 접전으로 펼쳐졌습니다.

김연경은 43-43으로 맞선 작전 타임에서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고 박수치며 말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명언을 '셀프 오마주'한 것입니다.

김연경은 4강 신화를 쓸 당시 "해보자! 후회 없이"라고 간절하게 외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습니다.

김연경은 경기 재개 후 강한 직선 공격으로 팀에 리드를 안기고 45-43에 코트에서 빠져나와 휴식을 취했습니다.

팀 대한민국은 2세트를 50-46으로 마쳐 김연경의 파이팅에 부응했습니다.

3세트 팀 대한민국은 조금씩 리드를 벌려가며 9점 차로 60점 고지를 밟았습니다.

김연경은 63-57에서 상대 리시브 실수로 넘어온 공을 때려 다이렉트 킬에 성공했고, 64-59에서도 대각 스파이크를 터뜨렸습니다.

서브권을 잡은 김연경은 5연속 득점을 이끈 가운데 67-59에선 강력한 백 어택을 자랑했습니다. 팀 대한민국은 블로킹 득점으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팀 대한민국' 김연경이 팀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경기에는 관중 6천여명이 입장한 가운데 방송인 유재석, 배우 이광수, 정려원, 나영석 PD 등이 절친 김연경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김연경은 2005년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해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두 번의 4강 신화를 이끌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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