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상반기 인하 무산
입력 2024-05-23 10:08  | 수정 2024-05-23 10:21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 사진 = 연합뉴스
물가 불안정·원달러 환율 흐름·미국 연준 태도 등 영향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늘(2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가 작년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은이 금리를 또 동결한 데는 물가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치솟는 등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 수준(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뿐 아니라 환율·가계부채·부동산 불씨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환율 흐름 역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난달 16일에는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습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관리가 제1목표인 한은 입장에서 환율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입니다.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한 미국 연준의 태도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 연준 인사들은 잇따라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각) 공개된 지난달 30일~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보다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연 5.25~5.50%)의 기준금리 차이는 사상 최대인 2.0%p까지 벌어져 있습니다.

먼저 금리를 내려 금리 격차를 벌리면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한은의 독자적인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3%로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줄이고 있습니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이 호조세를 보인 데 따라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보다 0.4%p 높인 2.5%로 제시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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