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식 만들 사람이 없어요"…조리사 결원 탓에 급식까지 부실
입력 2024-05-17 19:00  | 수정 2024-05-17 19:40
【 앵커멘트 】
한창 잘 먹고 자랄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급식이죠.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갈 텐데요.
전국의 학교들이 급식 노동자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장동건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18년째 급식 조리사로 일해온 오정윤 씨는 1년 반쯤 전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양쪽 폐에 2개의 결절이 발견됐고 폐암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을 받은 겁니다.

▶ 인터뷰 : 오정윤 / 유치원 조리사
- "그때는 눈물밖에 안 났어요. 프라이팬에 전 부치면 (연기) 올라오는 게 보이잖아요. 그런 거를 저희가 다 마시면서…."

이은주 씨도 24년째 무거운 걸 자주 들다 보니 손목과 허리 등 안 쑤시는 곳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은주 / 초등학교 조리사
- "화상도 되게 많이 입고 있어요. 뜨거운 물을 저희가 많이 쓰니까…. 퇴근을 병원으로 많이 해요."

하지만, 이들이 받는 기본급은 198만 6천 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마저도 방학에는 급여가 없어 1년 중 3개월은 무급 생활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최근 부실 급식 논란이 일기도 했던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의 급식을 조리원 단 2명이 책임지면서 반찬 가짓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 스탠딩 : 장동건 / 기자
- "평균적으로 급식 조리사 1명당 학생 130명의 식사를 담당하는데요. 서울 공공기관 식당 조리사가 60명 정도를 담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과 충남은 급식실 신규 채용 미달률이 30%, 충북과 제주는 60%에 육박했습니다.

▶ 인터뷰(☎) : 교육부 관계자
- "지역별로 대체인력 풀 이런 것들을 구성해서 일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일부 지자체가 조리사들의 노동강도를 낮추고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리로봇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근본적 인력 부족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김태형 기자·황주연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임주령·심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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