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전한 한동훈 존재감…친윤·비윤 속마음은?
입력 2024-05-14 15:11  | 수정 2024-05-14 15:1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도부. / 사진 = 연합뉴스
친윤, 전대 룰 개정 반대하며 "빠른 전대" 주장…한동훈 견제인가
비윤, '여론조사 50%' 개정 주장…민심 반영하자는 취지인 듯
'한동훈 등판 논란' 자체가 출마 가능성 높인다는 관측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전당대회 경선 방식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외부 활동을 재개하며 전당대회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비윤계 의원들과 원외위원장 등은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현행 '당원 100%'에서 '당원 50% 여론조사 50%'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심'보다는 '민심'을 반영하자는 취지입니다.

반면, 친윤계는 전대룰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철규 의원은 어제(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가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는 것과 권한대행이 했을 때 다르듯,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지도부가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게 보다 낫지 않겠나"라며 개정하더라도 새로운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친윤계의 이같은 입장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로 풀이됩니다.

전대가 빠르게 치러질 경우 '총선 책임론'에 직면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전대가 늦게 치러질 경우 책임론이 희석되면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철규 의원과 성일종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는 본인이 선택할 몫"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철규 의원은 오늘(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원이 해야 한다"면서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면 당원이 투표로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은 누구를 등판시키기 위해서, 또 누구를 못 나오게 하기 위해서 있는 기구가 아니다"라면서 "판단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비윤계 이상민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적임자로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YTN 라디오에서 "총선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진두지휘한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전당대회는 나가지 않는 게 자연스럽다고 보지만,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 출마를 원하는 분들이 있고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어수선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딱히 반론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마음은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 = 연합뉴스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을 놓고 이처럼 논란이 거듭되는 상황 자체가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친윤계를 향한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친윤계의 견제를 받는 한 전 위원장이 '비윤' 대표주자로서 존재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패배 책임론에 직면한 한 전 위원장이 전대에 출마할 수 있는 명분으로 '비윤'이 가장 크다"며 "친윤계의 한동훈 때리기가 오히려 한 전 위원장의 출마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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