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두 달이면 2~3억" 실뱀장어 마구잡이…어족자원 황폐화
입력 2024-04-25 09:02  | 수정 2024-04-25 09:20
【 앵커멘트 】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은 민물장어는 인공부화가 어려워 새끼인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합니다.
지금이 실뱀장어 잡는 시기인데, 돈이 된다 싶으니까 불법 조업이 판을 치면서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충청남도 서천과 전라북도 군산 경계인 금강입니다.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실뱀장어 길목을 어선들이 점령했습니다.

어림잡아 50척이 넘는데 하나같이 등록 표지판이 없는 무허가 어선입니다.

실뱀장어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정해진 구역에서 허가받은 어민만 잡을 수 있지만, 마리당 3천 원이 넘다 보니 불법이 판을 치는 겁니다.


▶ 인터뷰 : 실뱀장어 조업 어민
-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하는데 지금이 한 달 남았는데도 2~3억 벌었다고 해요."

불법 어선들은 주로 밤에 움직입니다.

조업이 금지된 구역에서 초록색 불을 켠 배 가까이 가봤습니다.

한 명은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은 뜰채를 휘적이며 실뱀장어를 건져 올립니다.

잠시 뒤 잠복 중이던 해경이 어선에 다가가자 곧바로 도주합니다.

- "멈춰요. 멈춰."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어선은 붙잡힙니다.

▶ 인터뷰 : 불법 조업 어민
- "(잡으면 안 되잖아요.) 잠도 안 오고 나이가 일흔 먹어서 할 것도 없고 그냥…."

▶ 인터뷰 : 윤형술 / 군산해양경찰서 형사계
- "어획물을 버려서 증거를 없애려고 하고 빠져나가려고 노력을 하니까 (단속이 쉽지 않습니다.)"

불법 어선들은 강 전역에 그물을 설치해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역 어민
- "불법으로 모기장 어망을 어마어마하게 깔아 놔서 실뱀장어 잡으면서 (다른 어종의) 치어알을 다 잡아 죽이기 때문에…."

돈이 된다면 마구 잡는 불법 조업을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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