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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상급 여성 선수 "스포츠에서 성별은 '생물학적 성'으로 구분해야"
입력 2024-04-19 09:13  | 수정 2024-04-19 09:14
성전환 선수 출전 반대 시위를 벌이는 운동선수들 / 사진=연합뉴스
대부분 성전환 선수 권리 지지하나, 스포츠엔 '공정성'에 무게
스포츠 종목의 성격에 따라 반응 달라

세계 최고 수준의 여성 운동선수 대다수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선수와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와 스완지대 연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포츠 학술지 '저널 오브 스포츠 사이언스'를 통해 영국,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계 각지의 엘리트 여성 선수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하키, 카누, 럭비, 육상, 수영 등 다양한 종목 선수로 꾸려진 응답군 중 58%가 스포츠는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연구진이 '월드클래스'라고 분류한 종목별 주요 세계 대회, 올림픽, 패럴림픽 출전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77%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달 26일 영국 BBC방송도 자체 조사 결과, 자국 여성 선수 70%가량이 성전환 선수와의 경쟁이 불편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BBC 설문에는 100여 명이 응답했습니다.

성전환한 미국의 수영 선수 /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연구를 보면 종사하는 스포츠의 성격에 따라 응답자의 반응이 달랐습니다.

럭비 등 신체적 충돌이 잦은 종목 선수들은 47%가 성전환 선수와의 경쟁이 부당하다고 답했습니다. 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38%, 그 중간을 택한 비율은 15%였습니다.

육상처럼 신체 능력 자체가 매우 중요한 종목에서도 부당하다는 의견(49%)이 그렇지 않다는 쪽(38%)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양궁 등 운동능력보다 집중력이 중요한 스포츠 종목의 경우, 오히려 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51%로 더 많았습니다. 부당하다고 답한 비율은 32%까지 떨어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 대부분(94%)이 위 응답과는 별개로, 정체성대로 생물학적인 성을 바꿀 권리를 지지했다는 사실입니다.

선수들 10명 중 8명(81%)은 종목별 주관 단체들이 성전환 선수를 위해 더 포괄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66%의 응답자가 현 체제에서 성전환 선수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보였습니다.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여자일반1부 경륜 경기 2023.6.3 /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202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전환 선수의 자격의 초점을 기존 남성 호르몬 수치에서 경기력 우위를 입증하는 증거로 바꾸라는 새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각종 요법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야 했던 성전환 선수들에게 환영받으면서 포용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주요 종목별 국제연맹들은 스포츠에서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 성전환 선수의 출전을 불허하는 추세입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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