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상벨 고장·CCTV 사각지대'…서울둘레길 안전문제 지적
입력 2024-04-18 09:23  | 수정 2024-04-18 09:35
사진=서울시 감사위원회 보고서 발췌
지난해 '신림 등산로 살인' 계기 서울시 감사위, 현장 점검
"비상벨 방치, CCTV 사각지대·근무 공백 존재"…시정 요구

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둘레길 일부 지점의 비상벨이 고장난 채 방치되어 있거나, 비상벨이 있어도 야간에는 이에 대응할 직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공원 주변 폐쇄회로(CC)TV는 높게 자란 나무에 가려 소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둘레길 7개 코스 일부 구간과 어린이 놀이터를 포함한 시민이용시설 9곳에 대해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했습니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8월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 사건을 계기로 실시됐습니다. 당시 범인은 CCTV가 없는 곳을 미리 물색해둔 뒤 대낮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서울둘레길 / 사진=연합뉴스

감사위원회의 점검 결과, 서울둘레길 2∼3코스 구간 등은 키 높은 수목으로 인해 이용자의 시야 확보가 어렵거나 개방성이 떨어져 자연적 범죄 감시가 불가하고, CCTV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벨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 설치된 비상벨의 경우 공원 내 운영실로 연결되지만, 업무시간 외에는 직원이 없어 야간에 누군가 비상벨을 누르더라도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또 문화비축기지 야외공연장(T4) 뒤 옹벽 부근은 외져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데도 비상벨이 고장 난 상태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서울둘레길 5코스 남자 화장실 내 비상벨은 경찰과의 통화 장치가 연결돼 있지 않아서 위급 상황 시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안전사고 관리에도 미흡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서울둘레길 주변 대표 해맞이 장소 2곳을 점검한 결과, 급경사지 등 추락 위험 지역에 안전난간이나 주의 안내 표시가 없었습니다.

감사위는 서울둘레길·도시 공원 내 CCTV와 비상벨을 전수조사해 개선하라고 하는 등 각 자치구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