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손웅정 "친구 같은 부모? 그건 직무 유기…인품이 돼야 월클"
입력 2024-04-17 15:00  | 수정 2024-04-17 15:55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씨 / 사진 = 연합뉴스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축구 국가대표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최근 출간된 인터뷰집을 통해 "흔히들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줘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거 직무 유기라고 본다"며 자신의 교육관을 전했습니다.

손웅정 씨는 오늘(17일) 서울 정동에서 자신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씨 / 사진 =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손 씨는 책을 읽으며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어떻게 살 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손 씨는 "학창 시절엔 반항아였다. 선생님들이 틀에 넣으려고 해 자꾸 뛰쳐나가려고 했다"며 "그때도 공부의 기본은 독서라 생각했다.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독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미래를 여는 열쇠는 책에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랴 자식 키우랴 바빴지만 책 읽기 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손 씨는 "저는 가난만 대물림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게으름, 부지런함, 청소하는 습관도 대물림한다고 생각한다. 어디 가서 사람과 사람 간에 선을 넘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도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교육관은 손 씨의 인터뷰집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손 씨는 '친구 같은 부모'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친구가 지적은 할 수 있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는 겁니다.

손 씨는 아들 손흥민에 대해 기본기를 익히는 7년이란 세월 동안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손 씨는 "자기 꿈이 여기 있는데 무슨 짜증을 왜 내겠느냐"며 웃으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아주 매섭게 혼냈기 때문에 제가 무서워서 순순히 따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손 씨는 연간 200~300권 씩 책을 읽으며 겸손을 배웠고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이 되는 건 아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한다"며 아들에게도 인품을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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