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타니, 내 빚은 네가 갚은 걸로 해줘"…통역사의 뻔뻔한 부탁
입력 2024-04-17 14:50  | 수정 2024-04-17 14:54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중인 LA 다저스의 오타이 쇼헤이(오른쪽)와 前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 사진=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법 도박 빚을 갚으려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댄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스캔들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즈하라가 자신의 불법 도박 사실을 내부에 알린 순간부터 그가 기소되기까지를 담은 사건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미즈하라가 자신의 도박 중독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한 건 LA 다저스가 서울에서 열린 MLB 개막전에서 승리한 지난 3월 20일입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LA 다저스는 미팅을 소집했고, 이 자리에서 미즈하라가 자신의 도박 중독 사실을 알리고 사죄했습니다. 하지만 미팅이 영어로만 이뤄진 탓에 오타니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고, 늦은 밤 둘이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타니는 이때 이 사건의 전말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도박 빚은 네가 갚아준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타니는 이를 거절하고 즉시 에이전트인 발레로를 회의실로 불러들였습니다.

이후 발레로는 LA 변호사, 뉴욕 위기 커뮤니케이션 임원, 새 통역사를 포함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했고, 회의 직후 그를 즉각 해임했습니다.

회의 이튿날인 지난달 21일 미즈하라는 별도 항공편을 이용해 LA로 돌아갔습니다. 공항에서 곧바로 연행된 미즈하라는 3주에 걸쳐 수사를 받았습니다. 미즈하라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미 연방 검찰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습니다. 그는 오타니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2년간 발각을 피했습니다. 또 자신이 오타니인 척 은행에 전화를 걸어 거액의 송금을 승인토록 했습니다.

오타니는 계좌를 개설한 뒤 3년 동안 단 한 번도 온라인으로 계정에 접속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이 사건 피해자로 결론 내렸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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